탄천을 걷다보면
까맣게 오디가 열린..
뽕나무를 만나곤 한다.
추억이 떠올라..
오디열매 몇 알을 따먹었더니..
스무 살의 자취방 ..
마당을 들어서는 골목입구에
커다란 뽕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밤새 새까맣게 오디가 익으면
한 손 가득 오디를 따먹곤 했었다.
내 키가 닿지 않는 높은 곳엔 오디열매가 무척 실했었는데
그건 그냥 그림의 떡이였다.
어느 하루..
옆 방의 운이 선배가 뽕나무에 올라가
높은 곳의 탐스런 오디열매를 가득 따서는
밥공기 같은 그릇에 소복하게 담아
내 방문을 노크 하는 것이였다.
그날 먹었던 오디열매는
내가 아침마다 따먹던 오디열매와는 차원이 달랐다.
알이 굵고 무척 달았었다.
그냥..
오디열매를 보면 그 날이 떠오른다.
나무에 올라가 오디열매를 따던 하운이 선배..
내 자취방 문 앞에서 오디열매 소복하게 담긴 그릇을 내밀던 순간..
그 순간의 야릇한 행복감..
**
♬~ 추억만들기 / 김현식
- 벗 님 -
'♥삶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쉰두 번째 내 생일 (0) | 2019.10.25 |
---|---|
콜라겐 (0) | 2019.06.28 |
엄마는 메꽃을 알고 계셨다 (0) | 2019.06.24 |
무당벌레와 개망초 (0) | 2019.06.23 |
노란 수련 그리고 추억 (0) | 2019.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