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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시댁

by 벗 님 2015. 10. 22.

 

 

 

 

 

 

 

안동시장에 들러 장을 봐오느라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시댁에 도착했다.

 

지난번처럼 장골 큰댁 형님께서 오셔서

전을 거의 다 부쳐놓고 계셨다.

대구 시누랑 둘째 형님네는 저녁에나 도착하신단다.

 

큰댁 형님이 다 해놓으셔서 별루 할 일도 없는 난..

어머님이랑 뒷마당의 상추를 뽑는다.

 

 

 

 

 

 

 ♥

 

 

 

 

 

 

 

 

 

 

 

 

 

 

 

 

 

 

 

 

 

 

 

 

 

 

 

 

 

 

 

 

 

 

 

 

 

 

 

 

 

 

 

 

 

 

마당의 허름하고 구석진 곳을 담는다.

 

마당 곳곳엔 아버님의 흔적이 보이기도 하지만..

 

아버님 살아실제처럼 정갈하지 않고 무언가 어수선하다.

 

저 쥐불놀이 깡통은

 

얼마나 오랜 세월을 저기 매달려있었을까..

 

 

 

 

  

 

 

 

 

 

 

 

 

 

 

대문 입구 쪽 외양간 옆에 심어둔 대봉씨 나무에서

해마다 대봉씨를 집집이 한 박스 정도 가져갈 만큼 생산해내더니..

어느 해부터인가 시름시름..수확량도 급격히 줄고..

급기야 소용이 없어 베어버렸다기에 참 아쉬운 맘이였는데..

 

담장 옆 앵두나무 베어진 자리에 감나무를 다시 심으셨나 보다.

아직은 어린 감나무에 대봉씨 열매가 탐스럽게도 열렸다.

 

 

 

 

 

 

 

 

  

 

 

 

 

 

 

 

 

 

 

 

 

 

시댁이란 이름은..

도무지 가까워질 수 없는 이름일까..

 

시집 온지도 20 여년의 세월..

그 긴 세월 동안에도 좁혀지지 않는 간극..앙금..

 

 

시댁 마당의 가을은 늘 아름다웠고..

집 앞의 강둑길도 멀리로 보이는 앞산도 늘 아늑했지만..

 

나는 시자 들어갔다고 시금치마저 시러하는

여느 여자들이랑 다를 바 없다.

도착하기 전부터 뒤틀린 심사가 풀릴 줄을 모른다.

그런 날이면 시집올 때부터 서운한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아주 오래 해묵었던 서러웠던 마음들까지

가슴에 콕콕 박혀 다시금 아로새겨진다.

 

 

그 세월 동안에 시댁식구들과 이런저런 인간적인 정은 들었다 할손..

난 시댁이 싫다.

처음부터 잘못 맞추어진 단추였던 것이다.

 

 

 

 

 

 

 

 

 

 

 

 

 

 


이 풍진 세상에- 장 사익

 

♬~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난 이 가락이 좋았다.

 

아주 어려서 부터 이 노랠 좋아했다.

 

이 노랠 들으면 가슴에 슬픈 전율이 흐른다.

 

그냥 삶이 힘겨울 때 조용히 읊조리

 

왠지 꼭 내 마음 같아서..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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