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엄마랑 장을 보러 나왔다.
작은 어머니의 전화..
벌써 우리 집 앞이라며..
곧이어 네째 주야도 엄마네 도착했다는 전화가 온다.
제사상에 올릴 백설기도 맞추고..
얼른 장을 봐서 집으로 간다.
♥
큰아버지네랑 작은아버지네..
그리고 규태오빠네랑 사촌들..
그리고 우리 식구들..
큰아버지께서 마니 연로해지셨다.
내남자가 남원까지 직접 가서 발품 팔아 마련해준 제기..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다는 제기의 빛깔이 정갈하다.
엄만 제기를 닦으시며 내남자에게 고마워 하신다.
울 아빠 먼 길 가신 지도 어느새 두 해..
그동안 엄마는 차마 아빠의 폰을 해지하지 못하시고..
아빠 생전에 사용하시던 폰을 여태까지 살려두었었다.
언젠가 아빠폰으로 내게 전화가 걸려와서 깜짝 놀랐었다.
받으니 엄마께서 아빠폰에 있는 음악을 들으며 여천천을 걷다가..
아빠 생전에 나랑 엄마 아빠랑 셋이 여천천 산책하던 생각이 나서..
전활 걸으셨다고..
그동안 막내 영아가 꼬박 폰요금을 내고있었는데..
엄마는 영아에게 이제 그만 해지하라 하신다.
그래도 맏딸 빼고는 딸들 효도 지극정성으로 받다 가셨으니..
그곳에서도 편안하실 울 아빠..
난 그리 믿고 있다.
흐뭇하게 우릴 지켜주고 계실 거라고..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