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이였다.
딸들이 이 야밤에 자전거 타고 오겠단다.
"이 새벽에 무슨 자전거냐?"
"위험하지 않겠냐?"
이젠 엄마라는 이름으로 이런 말을 하기도 애매하다.
그저 조심해서 타라는 걱정만 할 뿐..
♥
- Lobo
새벽 깊은 시각 ..
상기된 얼굴로 돌아온 딸들은
너무 재미났다며..
어릴적 살던 동네를 다 돌아보며 추억을 더듬고 왔단다.
이 야심한 시각에 자전거 타고 온 일산을 다 누비고 돌아온 셈이다.
다음 날 자정무렵..
딸들은 또 자전거를 타러 나간단다.
오늘은 나도 따라나서기로 한다.
저 위의 장소는 호수공원 옆에 라페나 웨돔처럼 새로 생긴 상가건물이다.
" 엄마, 우리 사진 찍은 곳이 여기야."
딸들은 어제 그 코스대로 돌자 한다.
우리 세 모녀..
새벽 깊은 시각 자전거를 타고 일산바닥을 누빈다,
그렇게 온 일산을 한 바퀴 돌고 정발산 아래 마두도서관에서..
백마학원가를 지나 우리 집까지..
쭈우욱 내리막길인 그 길로..
우리 세 모녀..신나게 쌩쌩 달린다.
굳이 패달을 밟을 필요도 없이 미끄러지듯
새벽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기분이란..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내지른다.
" 엄마, 재밌지? 우리도 이거 재미나서 일부러 뺑뺑 돌아 일루 온거야."
공원길로 해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백석고 후문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수 하나 땡기고 집으로 귀가한 시간이
새벽 3시쯤?
난 너무 신나고 재미나서..
다음 날 새벽 정발산 운동 가지 않고..
자전거 타고 철둑길로 일산역까지 갔다가 일부러 마두도서관으로 가서..
엊 저녁 딸들과 함께 쌔앵 내달렸던 그 내리막길로 내려온다.
그렇게 연 이틀 야밤에 자전거를 타던 딸들은..
각자의 이유로 바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인지..
그 날 이후론 더 이상 야밤에 자전거 타러 나가진 않는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