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나다니는 대로변 아파트 울타리의
마른 잎새가 오늘따라 마음을 끕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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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날을 위한 엘레지-정영은
그 시리고 혹독하던 겨울도 지나고
멀기만 할 것 같던 봄날이 오고있습니다.
어느덧 3월..홀연히 빈땅을 헤집고
초록 잎새도 고개를 내밀겠지요.
봄이 오면 꽃들도 풀들도 분주해지겠지요.
새들도 더욱 요란하게 지즐대겠지요.
저 말라버린 잎새에도 다시 생명의 젖줄이 흐르고
파릇파릇 봄으로 피어나겠지요.
봄이 온다고 꽃들이 핀다고
마냥 기쁘지만은 않아요.
다가오는 봄보다 지난 겨울날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남는 것은
나의 회의적이고 우울한 성향때문일까요..
늘 그랬어요.
다가오는 날들에 대한 희망보다는
보내버린 계절에 대한 안타까움..
아쉬움이..더 큰 자릴 차지하곤 했죠.
마른 잎새에게선 삶의 비바람 이겨낸 뒤의
고적하고도 의연한 그런 멋스러움이 느껴져..
가끔 마른잎새를 보면 멈추어 서곤 하죠.
우리네 사람에게서도 요즘 그런 걸 느껴요.
내 나이가 들어가니 동질감 같은 게 느껴져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세상풍파 겪어 주름지고 깊어진 중년의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멋스러움..
늙어가는 일이 추하고 서글프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요.
나이만큼 세월만큼 늙어가는 것도
참 멋스런 일이란 생각을 해요.
어쩌면 나의 이런 생각은 그대로 하여 생겨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건강하게 정갈하게 늙어가시길..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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