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여름밤이면 나와 동생들은
옥상의 평상에서 잠이 들곤 했다.
울아빠가 직접 짜주신 옥상의 평상은
반질거렸고 너르고 튼튼했다.
여름밤이면..
동생들과 평상에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쳐다보며..
흐르는 유성을 쫓다가..눈부신 은하별을 탐닉하다가..
앗~별똥별이다~
순식간에 명멸하는 별똥별을 기다리며 마음속으로 소원을 외다가..
잠이 들곤 했다.
그러다가 문득 잠 깨는 새벽..
새카만 밤하늘에 파아란 새벽별은 어찌나 초롱하던지..
금새라도 내 두 눈동자 안으로 쏟아져 들어올듯..
말로 형언할 수 없이 초롱하던 밤별빛..
잠결에 어렴풋..눅눅해진 이불을 걷어내시고..
엄마는 그 새벽에 까슬까슬한 삼베 이불을 딸들에게 덮어주셨지.
잠결이지만 까슬까슬한 삼베이불의 참 뽀송한 느낌..
새벽잠 깨우시고 딸들에게 삼베이불 덮어주시던 엄마의 포슬포슬한 사랑..
지금도 생생한 한여름밤 유년의 추억들..기억들..느낌들..
나 훗날에..
은하수 흐르는 별빛 맑은 곳에서 늙어가고 싶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