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나의 이야기

기차에 대한 추억

by 벗 님 2014. 7. 7.

 

 

 

 

 

 

 

KTX 타고 울산친정 가는 길에 찍은 셀카입니다.

 

살짝만 웃어도 눈가에 잡히는 잔주름..

이제 나이는 어쩌지 못하나 봅니다. ㅠㅠ

 

 기차여행을 한다는 약간의 설렘이 있었지요.

 

예전엔 비둘기호..통일호 ..무궁화호..

그리고 또 하나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간이역마다 쉬어가던 비둘기호나 통일호는

추억 속의 열차가 되고 말았나 봅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내남자가 군엘 갔어요.

입대 전날..기다려 달라..는 그 흔한 한마디도 하지 않고 떠났죠.

아니..자기보다 좋은 사람 있으면 가라..그랬던 것 같아요.

나는 그 말이 못내 서운해 자취방에 돌아와 서럽게 울었어요.

그러나 ..가라..는 그 말 속에.. 

기다려 달라는 말보다 더한 간절함이 담겨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죠.

 

 

공군에 자원입대한 내남자..

해운대수영비행장 공군헌병으로 자대배치를 받았어요.

대구에서 기차 타면 2시간 정도의 거리지요.

 

지금은 마니 짧아졌다고들 하는데 그당시 공군복무기간은 35개월..

그 35개월 복무기간 동안에 내가 34번 면회를 갔었다고 하더군요.

한 달에 한 번 꼴로 면회를 갔었나 봐요.

그리고 공군들은 한 달에 한 두번 외박이 가능했지요.

고무신 거꾸로 신을 틈도 없었어요.ㅎ~

 

 

 

 

 

 

 

 

 

 

그렇게 해운대로 내남자 면회를 갈 때마다..

나는 통일호 기차를 타고 갔었지요.

간혹은 비둘기호를 타기도 했구요.

 

설렘을 안고 면회를 갔다가 속울음 울면서 돌아오던 기차 안..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내 스무 살의 사랑은 꽃길이라기 보단 가시밭길이었던 것 같아요.

스무 살 풋내기사랑이란 게.원래 그런 거였던 걸까요?

아프고..고통스럽고..눈물이고..그런 거였던 걸까요?

 

어쩌면 스무 두살의 남자도 스무 살의 여자도 사랑엔 미숙아여서..

그렇게 미숙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그랬었던건가 봐요.

그 또한 사랑이라서..

 

 

34번..

면회를 오고가는 동안에 나를 실어주던 통일호 열차..

 

추억하면..그래도..

 

그 통일호 열차는 내 아름다운 청춘의 추억이고

 

사랑이고 낭만이어요.

 

 

 

 

 

 

 

기차여행 하고 싶네요. 

KTX같은 거 말고..

간이역마다 쉬어가는 비둘기호나 통일호 열차 타고..

어디든.. 어디로든..언제까지든..달려가 보구 싶네요.

 

 

 

 

 

 

 

 

 

 

 

 

 

 

 

 

 

 

 

 

 

 

공군헌병이였던 내남자..

 

 

♬~

 

이등병의 편지-김광석

 

 

 

 

 

 

- 벗 님 -

 

참으로 대단한 연애를 하셨군요
34번 면회를 가시다니
그 열정
놀랍습니다

그런 열정어린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 같은 잉꼬부부가 되실 수 있었겠지요

고운 사랑
오래오래 ㅡ하세요

그러게요..ㅎ~

거리상 가까워서..가능했던 거 같아요.

울산에서도 기차타고 40분이면 갈 수 있었으니..


만약 강원도 오지였다면..

그렇게 면횔 못 갔겠지요.

그랬으면..어쩌면..

제가 고무신 가꾸로 신었을지도 모르고요.ㅎ~


참 대단타~~
의지의 한국인인겨?ㅎㅎㅎ

그런가?? ㅎㅎ~~

 

'♥삶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똥별 추억  (0) 2014.08.12
태몽 (胎夢)  (0) 2014.08.11
봉숭아 꽃물 추억  (0) 2014.07.03
봉숭아 꽃물 들이기  (0) 2014.07.03
한 잔 했어요  (0) 201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