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네 가을 텃밭은 거의 끝물인데도 풍성하다.
잠시도 쉬지 않고 밭일을 하시는 울 엄마..
♥
"숙아, 벌레 있다. 니는 여기 들어오지 마라.."
나 가져가라며 풋고추를 따시는 울 엄마..
우리 막내 영아..
영아도 어느새 마흔 줄에 들어섰다.
그나저나 저 손에 들려있는 율이 점퍼가 안 보여..
어디서 흘렸나? 아님 아예 안 들고 왔나?
을매나 찾았었는데..
어쨌거나 결국 율이 점퍼는 안 들고 왔나 보다..
결론을 내리고 다들 집으로 돌아간 후에..
민왕이 방 침대 베개 밑에서 찾았다며 주야로부터 톡이 왔다.
사진을 보니 저렇게 지가 들고 왔구먼..ㅋ
발리섬 여행 갔다 여독을 풀고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한 막내 영아네가 오고..
마침 아이들 동네 카페 데려다주고 오는 주야..
울진 시댁 갔다가 내려오는 중이라는 셋째 월이네는
차가 너무 막혀 늦어진다고 연락이 오고..
결국 너무 늦어져 월이네는 밀양에 오지 못한다며..
언니 조심해서 올라가라며 전화가 오고..
오자마자 처갓집 일을 하느라 고생한 백년손님들..
커피 한 잔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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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익은 고추도 빨갛게 익은 대추도
벌레가 많이 먹었다.
대추나무도 호두나무도 수령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넉넉하게 결실을 맺었다.
엄마는 다섯 딸들에게 주려고 골고루 나누신다.
나도 엄마 곁에 앉아 고추를 고르고 대추도 고른다.
친정에 가면 나는 엄마 껌딱지가 된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