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가족 이야기

울 엄마랑 내 동생 랑이

by 벗 님 2017. 10. 17.

 

 

 

 

 

 

 

 

 

울 아빠 무덤에서 내려다 보이는..

 

내가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았던..

 

 내 고향마을..

 

 

엄마는 시집와서

 

지금 아빠 무덤자리가 있던 이 산을 아빠랑 개간하셨다고 했다.

 

그러나 돌산인 이 산을 개간하는 일이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고..

 

산골에서의 생활이 너무 힘이 들었고..

 

나랑 동생 랑이의 교육을 위해서도

 

도시로 나가기로 결심을 하셨다고 했다.

 

그렇게 내가 여섯 살 되던 해에 떠난 고향마을..

 

난 사는 내내 내 고향마을을 추억했고 그리워했다.

 

 

 

 

 

 

 

 

 

 

 

 

 

 

 

 

 

 

 

 

 

 

 

 

 

 

둘째 제부랑 넷째 제부랑 랑이랑 주야랑 나랑

 

알밤을 주으러 나섰다,

 

이미 동네 사람들이 한 번 훑고 지나간 듯 하지만..

 

알밤이 꽤 많게 있어.. 우리는 무슨 노다지 줍는 양..

 

알밤 줏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제부들이랑 주야는 할매산소 지나 산 위쪽으로 올라가고

 

랑이랑 난 할매산소 아래..작은 계곡이었던 곳으로 밤을 주으러 간다.

 

 

 

언제나 듬직하고 야무진 내 동생 랑이..

 

어려서부터 내겐 언니처럼 의지가 되는 내 동생..

 

어리버리한 이 언니가 걱정이 되었는지..

 

"언니야, 거기 조심 해라.."

 

"언니야..거기 알밤 있다 한 번 까 봐라.."

 

" 언니야 거기 썩은 나무 있다. 밟지 마라.."

 

"언니야..산모기 있다. 조심해라."

 

알밤을 줍는 내내 조심하라고..조심하라고..

 

얼마나 언니야,..언니야..를 부르는지..

 

 

 

저 위에선 엄마가..숙아,,숙아,.

 

또 자꾸 부르신다.

 

" 니는 인제 그만 올라온나.. "

 

" 응,, 엄마.. 난 괜찮아..이거만 줍고 금방 올라갈게.."

 

그래도 엄마는 칠부바지 입고 맨 종아리로 산길을 걷는 내가 걱정이 되셨던지..

 

" 숙아, 빨리 올라 온나..숙아..숙아.."

 

자꾸 부르신다.

 

 

 

울엄마랑 내 동생 랑이..

 

세상 어느 누가 내 이름을 이리 불러주고 진정으로 걱정해 줄까..

 

이렇게 사랑받고 있었구나.. 아낌 받고 있었구나..

 

새삼 뭉클해진다.

 

 

 

 

 

 

 

 

 

 

 

 

 

 

 

 

 

 

1629

 

 

 

 

- 벗 님 -

 

 

 

'♥삶 >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네 가을뜨락2  (0) 2017.10.18
엄마네 가을뜨락1  (0) 2017.10.17
고향산이 준 선물  (0) 2017.10.16
성묘  (0) 2017.10.14
추석 하루 煎  (0) 2017.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