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의 칠순 생신이시다.
사실 다음주 금요일이 생신이지만..
이왕이면 다들 모일 수 있는 휴일에 앞당겨 하기로 한다.
이젠 장거리 운전 자신 없다는 내남자..
이번엔 KTX를 타고 가기로 한다.
기말시험기간인 쏭이..
이번에 또 알바 빠지면 짤릴지도 모른다는 우나..
하는 수 없이 딸들은 두고
우리 둘이만 다녀오기로 한다.
정말 오랜만에 타보는 기차..
기차여행은 언제나 설렘을 안겨준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이 버스나 자동차의 그것과는
왠지 다른 느낌이 든다.
더 정겹다고나 할까..
시발지인 행신역에서 출발 ..
서울역에서 우리 뒷좌석에 남녀 한쌍이 탔는데..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신경주역까지 가는 2시간 내내..
단 10초도 쉬지 않고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특히 남자분은 정말 쉬지 않고..자기 피알을 해댄다.
예민하고 까탈스런 내남자..
결국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 비상구쪽의 간이의자에 앉아 간다.
거기가 조용하고 차라리 낫다면서..
덕분에 난 신경주역까지 그들의 조잘대는 소리를 참아내며..
독수공방???
대충 들리는 얘기로는 직장상사와 여직원 같은데..
중년의 직장상사와 귀동냥으로 들은 바 신혼인 듯한 여직원이
휴일에 경주까지 출장을 가는 걸까..
내릴 때 슬쩍 훔쳐보니..
서로 몸을 터치하며 애기 나누는 폼이..
예사 사이같진 않아 보인다.
울산역에 도착하니 네째 주야가 마중을 나와있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