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오후시간..
아이들은 놀이터로 놀러 나가고..
사위들은 사위들대로 담배 아니면 담소 나누러 나가고..
새벽잠 깨워 오느라 지친 내남잔 거실 한켠에서 낮잠에 빠지고..
모처럼 엄마랑 다섯 딸들만 오붓이 남았다.
엄마에게 늘 지극정성인 내동생들..
부족한 큰언니를 대신해 아빠 생전에도 ..지금 엄마에게도..
더 이상 잘 할 수 없는 내 동생들..
늘 고맙고 미안하고..고맙다.
♥
하루 온종일 먹고먹고 먹었나 보다.
오후 내내 엄마는 부침개를 부쳐 딸들이랑 사위에게 먹이시고..
저녁엔 엄마가 무친 갖은 나물을 보더니 사위들이 비빔밥을 해달라 해서..
커다란 양푼이에 비빔밥을 해서 그렇게 또 포만하게 먹고..
그렇게 온종일 다섯 딸과 다섯 사위 아들래미 손주들과 도란도란 보낸..
울엄마의 칠순생신..
"아빠, 보고 계셨나요?"
우리가 갈 시간이 되자 엄마는 텃밭에서 수확해온 양파랑 ..
내가 무지 좋아하는 피자두를 챙겨주신다.
"엄마, 올 가을쯤엔 우리랑 같이 여행가자."
죽기 전에 하고픈 ..
나의 버켓리스트 중의 하나..
엄마 모시고 우리 다섯 자매 함께 여행가기..
막차를 타고 행신역에 도착하니
자정이 넘은 시간..
긴 하루.. 참 행복했던 하루..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