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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나의 천국1

by 벗 님 2014. 6. 17.

 

 

 

 

 

유월의 건강한 햇살에

마당 한 켠엔 보리수가 빨갛게 익어가고..

마당가쪽에 울타리처럼 심어 놓은 피자두나무에도

새빨간 피자두가 익어가고 있다.

텃밭가에 생전 아빠가 심어놓으신 뽕나무에도

오디가 빨갛게 익어가고..

 

엄마랑 난 오디열매를 따고..

동생 랑이는 보리수열매를 따고..

사위들은 마당 여기저기 웃자라난 잡풀을 뽑는다.

 

 

 

 

 

 

 

 

 

 

 

 

 

 

동네 어디까지 도망쳤다 잡혀온 걸까..

순하디 순해빠진 몽이가 그렇게 줄달음칠 땐..

저도 자유가 그리워서 그랬을 것이다.

 

저렇게 번듯한 집이 두 채나 있건만..

몽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 불거나..

절대 제 집 안으로 들어가는 법이 없단다.

 

비 바람 눈 ..

다 고스란히 맞으며 저리 밖을 고집한단다.

 

 

 

 

 

 

 

 

 

 

 

 

 

 

 

 

 

 

 

 

 

 

 

 

 

 

 

 

 

 

나랑 동갑인 세째 제부..

암말 않고 묵묵히 궂은 일은 다 한다.

배나무에 봉지 씌우는 일을 혼자 다 하고 있다.

울 아빠처럼..

세째 제부도 술은 입에도 대질 못한다.

 

그리고 내동생 랑이랑 월이..

이렇게 바라보니..

새삼 정겨운 마음이 가득 든다.

 

 

 

 

 

 

 

 

오디(뽕나무 열매)

 

 

 

 

 

 

 

 

 

 

 

 

 

 

 

 

 

 

 

새까맣게 익은 오디가 땅으로 우두두 다 떨궈져 있었다.

아까웠다.

매실을 따면서도 틈틈이 잘 익은 오디를 따 입에다 털어넣는 나..

오디열매엔 추억이 있어 그런지..요즘엔 귀해서 그런지..

나는 오디열매에 애착을 보인다.

 

"오디가 남자한테 그렇게 좋다네요. 제부들 많이 먹어요."

"남자 어디에 좋은데요?" 둘째제부가 짖궂게 되묻는다.

"그냥 ..남자한테 좋은거래요."

세째 제부가 또 짖궂게 묻는다.

"왜요? 형님한테 무슨 문제 있어요?"

"우린 문제 없어요. 제부가 걱정 돼서 그렇지.."

 

그렇게 한바탕 웃는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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