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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아빠 산소

by 벗 님 2014. 6. 12.

 

 

 

 

 

 

며칠 전 엄마께 전화를 드리니..

동생들이랑 아빠 산소에 하얀 철쭉을 심으러 갔는데..

아빠 산소 앞터 땅에 금이 가 있더라며..걱정을 하셨다.

 

해서 내남자랑 나랑 상황을 살필겸..

아빠도 뵈오러 고향산..아빠산소를 찾았다.

 

 

 

 

 

 ♥

 

 

 

 

 

 

 

 

 

 

 

 

개망초 하얗게 수놓은 우리  맏엄마 무덤..

 

 

 

먼저 옆등성이에 계신 큰할매 뵙고..

할매 산소 가는 길가에 있는 연희언니 할배께도 절을 올리고..

언제나 정겨운 울맏엄마 산소에도 절을 올린다.

 

 

이렇게 둘레둘레..

울 아빠 생전에 가장 좋아하시던 분들이 함께 계셔..

엄마랑 나랑은..늘 그걸 위안삼는다.

울 아빠 외롭지 않으실 거라고..

참 좋으실 거라고..

 

 

 

 

 

 

 

 

 

 

 

 

 

 

 

 

 

 

 

 

 

 

 

 

 

아빠께 인사드리고..

그늘이 드리워진 맏엄마 산소 옆에 내남자랑 나란히 앉아 잠시 쉰다.

 

 

 

맏엄마 무덤 위에 하얀 개망초꽃이 하얗게 피었다.

봄 여름 가을..울 맏엄마의 산소는 참 예쁘다.

살아 생전 그 예쁘시던 마음처럼..

 

 

 

"조상의 무덤 위에 꽃이 피면 자손이 잘 되는 거래.."

나는 어디서 어렴풋 들은 그 얘기를 하며..

큰집오빠나 사촌동생들이 잘 될거란 생각에 마음이 좋다.

 

울 맏엄마를 닮아..

큰집 오빠나 사촌동생들..하나같이 착하기만 하다.

다들 행복하다면 좋겠다.

 

 

 

커다란 칡넝쿨이 상수리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고 있다.

내남자가 칡이 상수리나무를 죽게 할지도 모른다며

칡넝쿨을 잘라준다.

 

 

 

 

 

 

 

 

 

 

 

 

 

 

 

 

 

 ♬~~ 김두수 /시오리길

 

 

 

 

 

 

 

 

 

 

 

 

 

 

 

 

 

 

 

 

 

 

 

 

 

아빠 산소 앞쪽 가장자리 땅에 금이 가 있긴 하지만..

크게 염려하진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조만간 축대를 쌓긴 쌓아야 할 것 같다.

 

 

 

울 아빠 무덤 위로 햇살이 참 따스히 비추인다.

아빠 생전에 즐겨 드시던 커피..맛동산..

그리고 가져간 참외를 올린다.

 

 

 

아빠 산소 위에 큰 대자로 엎드려 아빠의 체온을 느껴본다.

 

따스했다. 눈물이 흘렀다. 왜 죄송했던 기억만 떠오르는지..

 

 

 

내남자가 저만치서  진드기 있을지 모르니 얼른 일어나란다.

 

 

 

 

 

 

 

 

 

 

- 벗 님 -

아버지는 멀리 계신듯 하지만 가까이 계시는 군요!

네..먼 곳에 가셨지만..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시다 생각한답니다.

안부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바위님..^^*

산소가는 길의 마음 모두 똑같을 거 같아요.
잠시 벗님의 마음 들여다보려고 했어요 [비밀댓글]

여전히 옆에 계신 듯 ..그래요.

아빠 산소 갈적이면..

생전의 아빠 뵈오러 가는 듯..

설레이고 반갑고..그래요.

[비밀댓글]
정말 모범적인 가정, 특히 내남자 정말 멋쟁이이고 남자입니다. 내몸 약간 피곤하다하여도
가족사랑,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도솔천 계시는 아버지도 흐믓하시겟지만 어머니마음
얼마나 좋으시겟읍니까. 벗님! 우울증 보통 여성에게만 있는것으로 알지만 표현하지못할뿐
남자의 고독은 더욱 심한것이랍니다. 벗님의 관심과 사랑만이 내남자의 열정 키우는 약.
늘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우나, 쏭이 발전하는 모습 보면서 행복 누리세요. 내님을향한
배려가 나의 행복이랍니다. 글, 그림 잘 보았읍니다. 화이팅!!

늘 내남자가 고맙습니다.

나보다 더 울엄마,.울아빠 ..친정식구들 챙겨주니..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제가 잘 해야 하는데..그러질 못하니..미안한 점도 많고요.

부부로 살며 이런저런 일들 많았지만..살다보니..이젠..

측은지심..이 생깁니다.

함게 나이들어간다 생각하니..괜히 짠해질 적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연륜이 쌓인 사랑은 몸서리치도록 처절한 애정이아니라
짠한 동감입니다. 진한 인간적사랑의 농일것입니다. 늘 상대 이해하고
아껴주세요.미모에 아름다운 생각에 우리 벗님! 짱입니다.-- 화이팅!!

나이 들어가니..괜히 짠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 서로 투닥거릴 일도 별루 없고...

그냥 유유한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듯 합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벗님님 아버지 산소엘 다녀오셨군요, 저는 아버지 가신지 10년 그리움은 삭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 그리움도 삭아 해마다 열 번 가던 길 지금은 명절과 제삿날에 가는 길이 되었네요
처음엔 아버지 무덤가 측백나무에서 새만 울어도 아버지가 새가 되어 나를 부르는 건 아닐까
구름이 산봉우리에 잠시 멈춰 있어도 아버지가 구름 되어 내려다보시나 했는데....그랬는데,

세월 속에 깊어지기도..희미해지기도 하겠지요.

그리움..

10년..그리 되셨군요..

살다보면 아빠 뵈오러 가는 길도 점점 뜸해지게 될지도 모르지요.

지금은 고향가는 길이 멀어..그게 좀 안타깝습니다.

가까우면..더 자주 찾아뵈올 수 있을 것 같은데..말입니다.


그냥..아직은 우리 곁에 계신 듯..그런 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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