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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유년의 텃밭

by 벗 님 2017. 7. 28.

 

 

 

 

 

2012년.. 마흔여섯 살의 나..

 

 

 

 

 

 

어린 내 눈에 비친 유년의 우리집 마당은 무척 넓었었다.

 

마당 가운데 커다란 텃밭이 있었고..

 

여름이면 텃밭둘레에는 호박넝쿨이 우거졌고..

 

노오란 호박꽃이 피면

 

그 호박꽃을 따다가 소꿉놀이 반찬을 만들었었다.

 

가끔은 엄마 몰래 어린 호박이 달린 꽃을 함께 따다가

 

소꿉놀이 반찬으로 사용하기도 했었다.

 

 

 

 

 

 

 

 

 

 

 

 

배추며 상추며 고추 그리고 옥수수가 우거진

 

울집 마당의 텃밭..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엄마랑 옥수수를 따던 일이다.

 

내 키보다 큰 옥수수나무 아래에서 옥수수 껍질은 살짝 벗겨가며

 

잘 익은 옥수수를 골라 따던 어린 내 모습이..

 

아직도 선연히 떠오르곤 한다.

 

 

 

 

 

 

 

 


 
 

겨울이면 휑한 텃밭 가운데 구덩이를 파서 

 

텃밭에서 수확한 무를 묻어놓으셨는데..

 

긴긴 겨울밤 따로이 간식이 없던 그 시절..

 

엄마는 텃밭 구덩이에서 무를 깨내오셔서 깎아

 

파르스름한 밑동을 우리에게 주시곤 하셨다.

 

가을무의 파르스름한 밑동은

 

달큰했으면 즙이 많이 나와 시원했었다.

 

겨움밤 따끈한 아랫묵에 어린 육남매 옹기종기 모여 앉아

 

퇴근해 오실 아빠를 기다리며..

 

무를 깎아먹으며 ,,

 

엄마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어린 우리들에게 들려주시곤 했었는데..

 

한약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가 하얗게 쎈다고..

 

주의를 주듯 항상 말씀 하셨다.

 

그 당시 우리 반 남자애 한 명이 머리가 하얗게 쌨었는데..

 

나는 그 남자애가 한약먹고 무를 먹어서 그렇다고  

 

철썩같이 믿었었다.

 

 

 

 

 

 

 

 

- 벗 님 -

 

 

 

 

 

♬~「보리팰 무렵
 
도종환 시/김정식 곡,노래  
낙화 완성.avi
2.36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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