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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싸리꽃 추억

by 벗 님 2017. 6. 23.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산길엔..

 

풀꽃이 보이질 않았다.

 

봄꽃들 다 진 후..여름꽃이 채 피기 전이라 그런 걸거야.

 

혼자 멋대로 생각해본다.

 

산길에서 꽃을 만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돌양지꽃을 만났고..이렇게 싸리꽃도 만났다.

 

 

 

 

 

 

 

 

 

 

 

 

 

 

 

 

 

 

 

 

 

 

 

 

 

 

 

♬~ 메기의 추억(Maggie) / Ann Breen

 

 

 

 

 

 

 

 

 

 

 

 

 

 

 

 

 

 

 

 

 

 

 

 

 

 

꽃말: 생각, 사색, 상념

 

 

 

 

 

 

산정의 싸리꽃은 절정의 시기를 지나 하나 두울 꽃잎을 떨구고 있었다.

 

향이 짙은 꽃이라는데 향기를 맡아볼 생각은 못했다.

 

 

 

유년의 우리집 마당은 깊고 넓었으며 담장만 있고 대문은 없었다.

 

해서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곤 했다.

 

우리집 마당에서 하던 고무줄놀이 구슬치기 비석치기 땅따먹기..

 

동네친구들과 하던 놀이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초등학생 무렵이던 나에게..엄마는

 

방청소를 시키시거나 마루를 걸레질 하라 시키시곤 하셨는데..

 

마루는 꼭 두 번씩 걸레질을 하게 하셨다.

 

그 시절 엄마가 시키시는 방청소나 마루걸레질이 그렇게 싫었던 기억은 없다.

 

엄마가 시키시면 그냥 당연한 듯 고분히 따랐던 걸로 기억한다.

 

육남매의 맏이이니 당연히 내 몫의 일이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시절..내가 참 좋아했던 청소는 마당을 쓰는 것이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는 제일 먼저 마당을 쓸었다.

 

대문이 없다 보니 오가는 사람들이 우리집 마당을 들여다 볼 것이기에..

 

그래서 제일 먼저 마당부터 깨끗이 쓸었을지도 모른다.

 

기다란 싸리비로 흙마당을 말끔히 쓰는 일은 내게 이상한 희열감을 주었다

 

어쨌거나 희안하게도 마당을 쓰는 일은 내게 노동이라기 보단..

 

일종의 신성한 의식같았고..나는 그걸 즐겼었다.

 

 

 

그냥 싸리꽃 보니 싸리빗자루 생각이 나고..

 

그 싸리비로 마당을 쓸던 유년의 기억이 되살아 나서..

 

추억 한 자락을 소환해 본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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