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깨었다.
요즘은 새벽 5시 45분경이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늦게 자든 일찍 자든..잠 드는 시간에 상관없이..
일정한 시간에 잠이 깬다.
아이들 방문 열어 잠자는 모습 한 번 들여다 보구..
일없이 신발장을 정리한다.
여름 슬리퍼며 여름샌들을 꺼내고 가을 겨울 두터운 신발들은
신발장 안이나 박스에 다시 넣는다.
수선이 필요하다 싶은 신발들은 따로이 내어놓는다.
웬만한 건 내가 수선한다.
우나랑 내남잔 그냥 버려라..버려라..하지만..
난 낡고 헤어진 신발도 차마 쉬이 버리지 못한다.
어려서 부터 내게로 온 어떤 것들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하다 못헤 유년의 내 책상 서랍 안에는
예쁜 과자박스나 봉지들이 나란히 쌓여있곤 했었다.
그냥 예뻐서 버릴 수가 없었다.
어제 아침엔 운동할 때 입는 낡은 브라 찾느라
아침운동에 지각을 했다.
센타 가서는 혹시 센타에 두고 왔나 싶어 인포 분실물함을 다 뒤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 같았으면 일찌감치 버렸을 낡은 브라 찾느라
온종일 거기에다 신경을 쓰고있는 내가..스스로도 못마땅했다.
난 왜 이리 궁상을 떨며 살고 있을까..
요즘엔 살며 버리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훌훌 떨어버리고 홀홀 가비얍게 살아가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것을..
물건에 대해선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이야..
열 네살에 내 마음에 들여놓은 벗님을 여태도록 잊지 못하는 것처럼..
한 번 내 마음 안에 들어 온 사람은 잊지 못한다.
잊지 않는다. 영원히..
▷ 클릭해서 음악 들으셔요.
angel (시티오브엔젤 ost) / Sarah McLachlan
- 벗 님 -
※ 애착(愛着) ;어떤 대상에 몹시 끌리거나 정이 들어서 그 대상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함.
그것도 내가 쓰던 물건들이라 정이 들어 그러겠죠 .
한국의 어머니들이 긴 치맛자락에 새벽을 열고
그렇게 한 가정의 아침은 준비하는군요 ㅎ
편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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