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식이 있어요.
아직 내리고 있지는 않아요.
늦은 저녁부터 내릴건가 봐요.
오늘 종일 날이 꾸무룩했어요.
그냥 멀리서 반가운 편지라도 날아올 것만 같은
작은 설렘으로 비를 기다려요.
그 어떤 음악도 마음으로 젖어들지 않는 요즘..
빗소리는 촉촉한 음률이 되어
내 마른 가슴을 적셔 줄테지요.
생각해 보면 내 삶은 얼마나 한심하고 사치스런 것일까요?
내 몸은 건강하고 나는 아직 그리 늙진 않았어요.
나.. 참.. 한심하죠..
팍팍한 삶의 현장에서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간혹 마주치는 그런 치열한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한가하고 한심한 이런 내가 부끄러워요.
열정을 가진 사람은 아름다워요.
그 열정이란 것이 젊음의 특권만은 아니란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그러한 열정을 가진다는 것이 왜 이리 낯설고 멀게만 느껴질까요?
무슨 소리냐구요?
그러게요..ㅎ~
그냥..무기력해요.
그냥..시시해요.
하루..
하루..
또 하루..
꿈도 열정도 아무 희망도 없이..
나는 내 삶의 하루하루를
허무히 사장시키고 있어요.
아~드디어 비가 내리나 봐요.
베란다 창을 열었더니
하얀 투피스에 하얀 우산을 쓴 여인이 걸어가고 있네요.
열려진 창을 통해 불어오는 물기 묻은 바람의 감촉이
너무 좋으네요.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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