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찌푸린 새벽하늘..
갑자기 후두둑~ 굵은 빗줄기가 사정없이 쏟아내린다.
다시 장마가 시작된다 하더니..
내심 기다린 비..흐린 날들..
이번주 내내 비예보가 떴다.
뉴스에선 폭우라고 걱정들이다.
그래..
이 비를 지긋지긋해 하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으리라..
이 비만 오면 걱정인 가난이 죄인 사람들도 많으리라..
이 비에 슬픈 사연이 스며있는 사람도 더러 있으리라..
이 비에..
나처럼 허무한 감상에 젖어 비처럼 흐느끼는 사람도..
어쩌다 있으리라..
베란다에 나와 비 내리는 바깥풍경을 바라본다.
창이 예쁜 맞은 편 빌라..
그리고 간간히 산책하는 사람들이 오가는 길가..
가로수의 짙어가는 초록잎새..
비를 배경으로 있는 베란다 탁자 위의 아이비가 싱그럽다.
작년 봄..트리안을 잃고 보상처럼 아이비를 다시 키운다.
무럭무럭 싱싱하게 잎과 줄기를 키우는 아이비..
트리안이나 이이비처럼 줄기찬 생명력으로 자라는 식물들이 나는 좋다.
그러나 지난 겨울을 시름시름 앓던 스킨다부스는..
아직 여린 생명줄을 부여잡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갸녀린 잎새만 겨우 틔우고 있다.
다..모두 다..
내 사랑이 부족한 탓이다.
사람도 식물도 사랑을 먹고 자란다 하였거늘..
나는 너에게..너희들에게..
사랑이였을까?
요즘은 물음표조차 그리지 않는다.
내 알량하던 사랑이 이미 고갈되었음을 내가 알고 있는 걸..
사랑 없이 산다는 게..
얼마나 캄캄한 암흑인 줄도 나는 알고 있는 걸..
그래서 이 아침..
세차게 내리는 저 빗줄기를 바라보며..
나는 또 다짐을 하는 게지.
오늘 하루 잘 살아 보자.
어제의 후회나 미련..미안함..허무일랑은 이기적으로 용서하며..
나를 토닥토닥 토닥여..
내게 주어진 이 하루의 인생을 잘 살아보리라.
나에게로 또박또박 걸어오는 시간들..순간들..찰라들..
그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
무엇보다 내게 포함 된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기로 하자.
비가 참 후련히도 내린다.
언제나 그리움이고 슬픔이고 사랑이고 위안인 그대..
비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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