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0일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
우나는 식탁에 앉아 인터넷 강의를 준비 중이고..
나는 독감으로 며칠 끙끙 앓다가 모처럼 컴 앞에 앉아있다.
약 10시간 후면 역사적인 대통령탄핵에 대한 선고가 이루어질 것이다.
반드시 탄핵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지만.. 기대 반 우려 반..
♥
프랑스에 있는 피엘이랑 화상통화를 하는 우나..
스피커폰을 통해 들려오는 둘의 대화에는 꿀이 뚝뚝..
목소리엔 애교가 철철 넘친다.
오전 11시에 선고가 있을 거라기에..
그 시간까지 마음 졸이고 있기 싫어 아침산책하고
오는 길에 웰빙마트에 들러 장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정발산으로 갈까 하다가 근처의 야트막한 산으로 가기로 한다.
가는 길 일산병원 옆 공원에서 무슨 드라마 촬영을 하는지
한 무리의 촬영팀이 보인다.
두 번째 올라보는 동네산길.. 아기자기 예쁘다.
나뭇가지 위에서 도토리 까먹는 청설모도 만나고..
한 나무에 까마귀와 까치가 나란히 앉아 있는
진귀한 풍경도 만나고..
♬~Sudha & Maneesh de Moor - Twameva
웰빙마트에 들러 후다닥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TV를 켠다.
이정미 재판관의 선고문 낭독이 이어지고.. 계속.. 그러나.. 그러나..
아.. 이대로 기각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이 엄습해 오는 것도 잠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선고가 이어지고.. 마침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역사적인 선고..
나는 홀로 한호를 했다.
아니 대한민국이 환호했다.
이로써.. 이게 나라냐?..
한탄하던 국민들의 암울한 가슴에 한 줄기
희망이 쏫아나기 시작했다.
이 기쁨을 오롯이 누리고 싶어..
12시 치과 예약을 오후로 미루었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역시적인 날에..
머리에 헤어롤을 말고 출근한 이정미 재판관..
처음엔 빵 터졌다.
그리고 숙연해졌다.
세월호 아이들이 죽어가던 순간에도
자기 머리 치장하던 그 누구와 비교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냐는 어느 패널(panel)의 말처럼..
이정미 재판관의 이 모습은 하나의 해프닝일 수도 있겠지만..
역사에 남을 아름다운 모습임에 틀림없다.
- 벗 님 -
나도 환호했답니다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고
독기를 품은 듯한 참 어리석은 전 대통령 박근혜
그런 사람한테 이 나라를 맡겼었으니.....참
이제 좀 제대로돤 나라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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