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아부지 입관하는 거 보고..
쏭이 수능이 코앞이라 그날 막차 타고 올라왔다가..
발인하는 날.. 새벽 4시경에 깨어 고향마을로 간다.
가는 길..가을은 어느새 갈빛으로 퇴색해 가고 있었다.
맏아부지 떠나보내는 길..
울 아버지 만나러 가는 길..
내 고향 가는 길..
♥
입관하는 날..
생전에 손 한 번 따스히 잡아주지 못했던 것이 한스러워..
마지막으로 맏아부지의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너무 차가워 얼음장 같은 체온..
"맏아부지 잘 가세요."
♬~
가슴 깊이 묻어도
바람 한 점에 떨어지는
저 꽃잎처럼 그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
예순도 채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신 우리 맏어메..
맏어메 홀로 오래 외로우셨을 텐데..
맏아부지 그 곁에 누우시니..
아담하고 포근한 무덤자리가 되었다.
바로 그 곁에 젤 사랑하는 동생이셨던
울 아빠 계시고..
바로 위에 연희 언니네 할배 계시고..
조금 옆 등성이에 큰할매도 계시고..
맏아부진 그래도 외롭지 않으시겠다.
다행히 날도 알맞게 포근하고..
울 아빠 무덤가에 훨훨 하얀 나비 한 마리 날아다니니..
울아빠 영혼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
나랑 동생 랑이의 시선이 자꾸 그 나비를 쫓는다.
엄마는 이제 너그 아빠도 형님이랑 덜 외로우시겠다..하신다.
나는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고향 뒷산 울아빠 무덤에 오면..아빠가 환히 웃으시며..
우릴 반기시는 것만 같다.
아빠 산소에 올 때면 마치 생전의 아빠를 만나러 가는 듯..
설레이는 마음까지 든다.
내가 늘 그리워하는 내 고향..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묻힌 이곳..
훗날에 내 육신이.. 내 영혼이 쓰러지는 날에..
나는 여기 고향마을 뒷산에 묻히고 싶다.
뿌려지고 싶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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