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창 너머로
가을이 물들어가고 있다.
♥
저번에 모니카 언니가 쏭이 갖다 주라면 준
찹쌀떡..
요건..
우나가 대만 가기 전이니깐..
일 년도 훌쩍 넘긴 딸기우유..
모니카 언니가 준 장미 두 송이..
채 피우지도 못하고 말라버렸다.
내 남잔 집에 말라죽은 거 두는 건 좋지 않다며
자꾸 버리란다.
아침에 쏭이랑 한바탕 했다.
모니카 언니가 준 찹쌀떡을
" 이거 아무도 먹지 마."
선전포고를 하고는 아무도 손 못 대게 한다.
냉장고 안에서 일주일이 훌쩍 지나
찹쌀떡은 딱딱하게 굳어버려서
이거 아까우니까 그냥 먹으면 안 되냐니깐..
지가 선물 받은 건데 왜 엄마가 먹으려고 하냐고..
팩팩거린다.
지지배 말하는 뽐새가 얼마나 까칠한지..
괜히 서운해져서는 아침밥 지으면서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참나..
딸내미가 찹쌀떡 못 먹게 했다고 이 아침부터 눈물 훔칠 건 뭐람..
참나..
밑에 딸기우유는
우나가 대만 가기 전 고교 선배인 섭이란 놈이 사준 거라며..
냉장고에 넣어두며.."이거 아무도 먹지 마."
해서.. 우나가 대만에서 돌아오기까지 일 년이 넘도록
냉동고에 보관해 뒀던 거다.
우나에게 딸기우유 어떡하냐고 하니..
그거 먹지 왜 안 먹었냐고..
전에 화이트데이에 받은 롤리 팜 사탕 몇 개 먹었다고..
이 엄말 며칠 동안이나 닦달을 한 전적이 있는지라..
치사하고 아니꼬워서 우나껀 손도 안 댄다.
그리고 난 딸기우유 싫어한다.
여하튼..
내가 지들 어떻게 키웠는데..
그런 말이 절로 나온다.
지지배들..
치사하게 먹는 거 가지고..
어쨌거나 일 년이 넘은 딸기우유랑
2주일쯤 되어가는 찹쌀떡이..
우리 집 냉장고에서 지금도 썩어가고 있는 중이다.
빅뱅 - If You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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