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남문
대남문..
여기야 아지트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곳..
이곳에서 산국을 여한없이 만났다.
이제 하산길은 깜깜해져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니..
봉우리들을 넘는 동안의 긴장감이 풀리고..
나는 여유롭다.
◆ 하산길
반영
돌탑..
돌멩이 하나를 조심히 얹어두고 가장 간절한 소원 하나를 빌었다.
다정한 夫婦
하산길 내내 정답던 父子
그리고 戀人
늘 그렇듯이 무리한 산행 뒤엔 양쪽 골반쪽이 빠개질 듯이 아프다.
걸음도 어기적어기적 겨우 걸을 정도다.
그래도 산행 중엔 몸도 맘도 어찌 그리 가뿐하고 호흡도 편안하던지..
간만의 산행이였지만 ..나 아직 죽지 않았다구~~
에궁~~또 한 정거장 지나쳐와 버렸다.
마두역에 내렸어야 하는데 정발산역까지 와버렸다.
덕분에 색소폰동호회에서 주최하는 작은 음악회를 감상하고..
근처 호수공원에서 자전거 타고 있다는 쏭이랑 접선해서 귀가하고..
그 담날..설거지고 청소고 빨래고 뭐고 다 제쳐 두고..
종일 끙끙~~에고~~에구구~~~
산..
네가 그리웠다.
아주 마니 그리웠다.
가을이잖아..
너를 만나야만 했어.
네 품속으로 달려가야만 했어.
그리고 행복했어.
가을을 만났고..
구절초를 만났고..
산국을 만났고..
너를 만났으니..
참? 고운 산단풍도 만났지..
비로소 나는 가을 속에 온전히 안길 수가 있었어.
참 행복했다. 산아..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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