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만나러가자 마음먹은 아침..
휴대폰을 두고 와서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돌아가야 했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쳐버렸고..
지난주부터 삐긋거리던 왼쪽발목이 심상치 않아 내딛는 발걸음이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이왕지사 마음먹은 일..
산중에서 구조 헬리곱터 타고 하산하는 최악의 경우가 생길지라도..
가야했다.
이래저래 늦은 출발..구파발역..
나같이 늦은 출발을 하는 이들이 저리 줄줄이 늘어서 있다.
참 오랜만에 감행하는 산행..나는 홀로이다.
의상봉으로 해서 의상능선을 타기로 한다.
한쪽 발목이 여여치 못한 여인네 혼자 오르기엔 호락하지 않은 코스이다.
그래도 오르자..
오르고 오르면 못오를 리 있으랴..ㅎ~~
♥
의상봉 오르는 코스는 가파른 암벽길이 많다.
초보가 오르기엔 무리가 있고 다소 위험하기도 한 코스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랑 동행 아닌 동행을 했던 가족..
고2라는 딸아이는 잘도 오르건만 엄마되는 여인네는 내내 투덜거린다.
그래도 그 모습 속에 행복이 엿보여 보기 좋았다.
◆ 휴 식
삐삐언니랑 사비나랑 늘 이자리에 앉아 쉬어가곤 했었지.
햇살 머금은 따스한 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었지.
까마귀 음산히 날으는 하늘가..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기도 했었지.
뭐든 흘러가기 마련인가 봐. 정처없는 구름처럼..
◆ 산정 만찬
의상봉을 넘어 소나무 아래 작은 바위에 기대어..
혼자만의 산정만찬을 차린다.
아침에 얼렁뚱땅 만들어온
삼각김밥..고구마..그리고 과일 몇 조각..
◆ 사찰
국녕사
노적사??
가사당암문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마디씩들 한다.
신선놀음 하는 듯 하다고..
저 자리가 명당인 듯 하다고..
막걸리는 저런 곳에 앉아서 마셔줘야 한다고..
◆ 북한산의 단풍
온 산이 이리 붉으면..
그야말로 불타는 듯 하리..
아직은 귀하고 귀해서 더욱 고웁던 단풍..
다음주..다다음주면 절정이려나?
◆ 북한산의 영봉들
♬~~
김 두수의 ..산아..
저어 멀리로 보이는 북한산의 영봉들..
노적봉..백운대..만경대..인수봉..
부부..혹은 연인..
저들 앞으로 펼쳐진 산단풍이 고웁다.
◆ 의상능선길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오늘 나홀로 넘은 북한산의 봉우리들이다.
저 험준한 봉우리들을 넘고 넘어 여기에 내가 서있다.
시간만 여여하다면 이 가을 다하기 전에 한 번쯤 더 오르고 싶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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