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에 내려 몇번 출구인지 모를 출구로 나왔다.
맞은편에 너무나 익숙한 롯데아울렛이 보인다.
앞서 가는 내남자 뒤를 따라가며
'어라? 저기가 우리집 가는 방향이 맞나?' 고개를 갸웃거린다.
내 감으론 횡단보도 건너 반대편으로 가야할 것만 같은데..
괜히 한소리 했다간 핀잔 들을 게 뻔하고..
그냥 내남자 뒤를 졸졸 따라간다.
그나저나..분명 엊그제 홈플러스에 주문한 사은품 받으러
내남자랑 둘이 일부러 걸어 여기까지 왔었는데..
난 우리집 가는 길이 자꾸 헷갈린다.
너무 목이 말라 편의점에 들어가 시원한 을료수 사들고 나오니..
앞서 가던 내남자가 보이질 않는다.
순간 당황을 한다.
어디로 가야할지..어느 골목으로 가야할지..
분명 엊그제 본 낯익은 간판이 보이는데도..
우리집 갈 방향을 잡지 못하겠다.
갑자기 미아가 된 기분이다.
황당하고.. 불안하고..
에라 모르겠다. 일단 직진하고 보자..
내남자를 마지막 본 그 방향으로 걸어간다.
골목골목 며칠 전 본 그 간판들이 보이는 듯도 하고..
골목길을 벗어나 차도로 나오니..
저번에 애들이랑 갔던 족발집이 보인다.
그제서야 안도를 한다.
저 앞에 육대장이 있고 맞은편엔 일산칼국수도 있고..
아파트 앞의 빠리바게트에 들러 식빵을 사고 ..
" 아줌마, 잠깐 쉬다 갈게요,"
난 이곳 푹신한 쇼파가 맘에 든다.
가끔 식빵 사러 와서는 이곳에 한참을 앉아있다 가곤 한다.
그렇게 빠리바게트 쇼파에 멍하니 앉았노라니..쏭이 전화가 온다.
그리고 또 한참 뒤.. 내남자의 전화가 온다.
혼자 쌩 가버리더니..걱정이 되긴 했나 보다.
이사 온 지 일년 반이 다 되어가는데..
머릿속에 동네 골목길 지도가 그려지지 않는다.
잘 다니지 않는 주택가 골목길에선 집 방향을 잃고 헤맨다.
내가 이리 심각한 길치일 줄이야..
구르미 그린 달빛 / 거미
말하지 않아도 난 알아요
그대 안에 오직 한사람
바로 나란 걸
- 벗 님 -
그래도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해결합니다.
도보검색도 아주 잘 되어 있어 다행인
세상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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