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전국 소년체전 나갔을 때..
알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철규..
뒷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나..
폰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잠시 망설이다가 받아본다.
"향숙아, 내다.."
정겨운 사투리 음성..
철규다.
" 야, 니는 와 전화를 그래 안 받노? "
"미국 있을 때도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매번 안 받더라."
" 근데 오늘은 어떻게 받았네.."
나는 모르는 번호가 뜨면 잘 받지 않는다.
국제전화번호가 뜨면 보이스피싱인가 싶어 얼른 꺼버리곤 했으니..
"니는 여전히 아름답제?"
" 야, 50살 먹은 여자가 아름다울 게 뭐 있노, 기냥 아줌마지.."
참 정이 많은 녀석이다.
초딩 때 함께 기계체조를 한 소꿉 찬구..
철봉이랑 특히 안마를 잘 했던 철규..
하도 말라서 멸치라고 불리던 철규..
덩치 큰 광우한테 맞고 여자아이처럼 찔찔 울던 철규..
대학 때였던가..
미국 가서 살게 되었다고 한 번 보고 싶다고..
공업탑 로타리 커피점에서 참 오랜만에 만났는데..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도..
"니가 철규가?"
"니가 향숙이가?
서로의 변한 모습에 첨에 알아보지도 못했었지.
여튼..여고 때 내 짝꿍 정애랑 결혼해서 미국 가서 잘 살고 있던 철규..
그래도 간간히 동남아 출장 중이라며.. 간혹은 한국 출장 왔다며..
바삐 사는 가운데도 출장 중에 생각이 나더라며 연락을 해오던 정 많은 녀석..
이젠 아예 한국으로 들어왔단다.
" 야, 우리 얼굴 한 번 봐야지."
연이랑 경이랑 지우랑도 통화를 한 모양이다.
눈치를 보니 경이 투병소식은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경이 경이 나 명희 영수 정화 연이
연이로부터 경이 소식 듣고 내내 우울했었다.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경이에게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무서웠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맀고..
지금 경이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철규야, 경이 소식은 들었어? 경이가 좀 아파.."
"엥? 어제 통화할 때 그런 거 못 느꼈는데.."
"경이가 아픈데.. 너무 걱정이 되는데.. 무서워서 난 전화도 못해줬어.'"
난 그동안 끙끙 앓던 이야기를 몇 년 만에 통화를 하는 철규에게 하소연한다.
" 향숙아, 네가 마음이 여려서 그런데.. 그래도 니가 전화하면 경이도 좋아할 거야."
철규의 말에 용기가 나서.. 일단 연이에게 전화를 한다.
경이의 상황이 어떤지.. 전화하면 받을 수 있는지..
연이에게 전화를 하니.. 운전 중인데 통화는 가능하단다.
연이 아버님이 갑자기 쓰러지셔서
부산에서 부랴부랴 와서 아버님 모시고 병원 다녀오는 길이란다.
다행히 더위로 인한 쇼크로 쓰러지셔서 응급처치받고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우리 부모님보다 열 살씩 많으신 연이 부모님..
울 아빠도 10년만 더 살으시지.. 그래도 우리나라 평균수명인데..
연이가 부럽다.
각론 하고..
경이 상황을 물으니 너무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단다.
얼른 전화해보란다.
전화하면 너무 좋아할 거라며..
경이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기 너머의 경이 음성이 씩씩하다.
그동안 걱정하고 무서워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혼자 카페에 나와 있단다.
잘 견디고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아.. 고마웠다.
아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지레 겁먹고 상상하고 무서워하고 우울해했었던가 보았다.
제일 앞쪽 나..
KBS배 체조 경기.. 잠실체육관..
이단평행봉 연기하기 전..
이날..
전두환 前대통령 내외가 경기를 참관하러 왔었다.
열 살에 기계체조라는 인연으로 만난 우리 복산 국민학교 체조부들..
이제 지천명의 고개에 들어선 우리들..
그러고 보니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래도 어제인 듯..
열 살 때처럼 만나 어깨 툭 치고 웃고 떠들고 수 있는 소꿉친구들..
조만간 한 번 뭉치자.
친구야 보고 싶다.
앞줄 왼쪽 나..
- 벗 님 -
참 귀엽게 생겼습니다
아,
저 시절이 그립겠습니다
귀한 사진 속 벗님
참 귀엽고 예뻤네요..
세월이 많이 흐른 지천명의 나이에도
여전히 미인이지만요~
아련한 추억이 새록새록~
오랜 벗들이 많이 보고 싶겠어요.
비공개 |
♬~ Yesterday once More -Carpen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