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산 이야기

다시 오르는 운악산1

by 벗 님 2012. 3. 11.

 

 

 

 

2008년 가을빛 고운 날에 딸들과 함께 올랐던 운악산..

 

그때는 산을 몰랐고 그냥 소풍처럼 올랐던 운악..

해마다 한 두명의 사망자가 날만큼 험악하다는 그 산을..

철모르는 우리는 어린 딸들을 대동하고 올랐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비록 정상까지는 못 올랐지만 병풍바위까지..

오르는 내내 이렇게 힘든 산을 왜 오르느냐고..투덜투덜 거리던 우나..

그래도 산 위에 가서 김밥 먹을 생각에 아무 불평없이 올라주던 쏭이..

 

내남자랑 나랑 그 운악산을 다시 오르기로 한다.

그때 정상을 밟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도 할겸..

이번에는 반대편 코스로 해서..

 

 

 

 

 

 

 

 

 

 

 

아침 일찍 외곽순환도로를 달린다.

저 앞으로 보이는 산이 불암산??

 

산만 보면 저 산능선을 내가 걷고 있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저 앞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그 유명한 북한산의 오봉이다.

송추에서 여성봉 오봉을 오르는 코스는 세 번쯤 올라봤다.

 

저 오봉을 산벚꽃 필 때쯤에 내남자랑 한 번 더 오르고 싶은데..

 

 

 

 

 

 

 

 

 

드디어 운악산 아랫자락 주차장에 도착..

3월..그 첫산행을 하는 산악회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보인다.

 

늘 내남자랑 둘이 호젓한 산행을 하다가..

두런두런 사람들이 많으니 괜히 기분이 좋다.

 

 

 

 

 

 

 

 

 

이른 아침..산꾼들을 위해 장사를 준비하시는 아주머니..

내가 요즘들어 가장 아름답게 바라보는 풍경이다.

 

열심히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내남자가 좋아하는 막걸리..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 내남자가 요즘들어 부쩍 막걸리타령이다.

차를 가져와서 막걸리 한 잔 못하는 걸 마니 아쉬워한다.

 

 

 

 

 

 

 

 

 

손두부와 도토리묵을 직접 만들고 있는 정겨운 풍경..

하산길에 들러라..하시는데..

장삿속보다는 왠지 모를 정감과 인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운악산 입구..

 

등산안내도를 꼼꼼히 살펴보는 내남자..

 

 

 

 

 

 

 

 

오늘 우리 둘의 등산 코스..

 

만경로 -> 눈썹바위 -> 쉼터 ->미륵바위 ->만경대 ->운악산 정상(935.7m) ->

 

남근석 -> 코끼리 바위 -> 절고개 폭포 -> 현등사 -> 무우폭포 -> 현등로 ->원점

 

 

 

 

 

 

 

 

 

산악회에서 단체로 온 등산객들이 참 많았다.

 

3월 첫산행..

 

시산제를 지내러 가는 어느 산악회 사람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이제 날이 풀리고 계절은 더욱 푸르러질테고..

산을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갈테지.

 

산이 몸살을 하지나 않았음..

 

 

 

 

 

 

 

 

만경로를 따라 오르는 산길에 내 시선이 머문 곳..

 

별다른 표식이 없어 나혼자 눈사람바위라 명명해주었다.

 

 

 

 

 

 

 

 

서서히 운악산이 감추어둔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일단 스틱을 접고 장갑을 끼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이제부터 신나는 바위타기가 시작 될 모양이다.

 

근데 아침부터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내남자는 나타날 기미가 안보이고..

승질 급한 나는..일단 먼저 오르기로 한다.

 

 

 

 

 

 

 

 

기다시피 계곡바위를 타고 오르니..쉼터가 보인다.

잠시 가쁜 숨을 고르는 사람들..

아무리 아래를 쳐다봐도 내남자는 뵈이지 않고..

 

 

 

 

 

 

 

 

 

그렇게 쉼터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

드디어 모습을 나타낸 내남자..

반가웠다. 후훗~~

 

 

 

 

 

 

 

산능선길부터 잔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이젠을 할까? 말까?

일단 그냥 출발하기로 한다.

 

 

 

 

 

 

 

 

아이젠이랑 스패치를 한다고 다시 내남자는 뒤로 쳐지고..

여기서 잠시 쉬고 있는데 저 남자분이 혼자 왔냐구? 묻는다.

"아뇨, 남편이랑 왔는데 자꾸 뒤쳐서 기다리는 중이예요."

 

마음이 급해진 나는

" 남편 기다리다가 저 망부석 되겠어요." 하며 일단 또 먼저 출발하기로 한다.

저 아저씨들 실없는 나의 말에 껄껄 웃으시며..

"그래도 같이 도란도란 가시지.." 하신다.

 

 

 

 

 

 

 

 

 

저 오른쪽의 깎아지른 저 절벽을 올라야 한다.

이렇게 보면 엄두가 나지 않지만..

그래도 바위마다 발을 딛기 좋게끔 쇠를 박아 두었고..

지탱해서 오를 수 있도록 쇠밧줄도 있어서..오를만 하다.

 

그래도 간이 콩알만한 나로선..목숨 걸고 올라야 했다.

진짜루..

 

 

 

 

 

 

 

 

 

언젠가 아이들과 올라서 바라본 저 병풍바위..

그때와 방향도 각도도 달라..

처음엔 그때의 그 병풍바위인 줄도 몰랐다.

 

그저 참 절경이다. 감탄하며 바라본..

 

 

 

 

 

 

 

 

 

저 멀리로 보이는 산봉우리에서

 

저 아래로 보이는 능선길을 따라

 

요 아래 절벽같은 가파른 바위를 타고

 

마침내 이 곳에 내가 서있다.

 

 

 

 

 

 

 

 

저 앞의 머찐 바위가 미륵바위다.

 

어떤 남자분이 사진을 부탁하고..

 

여기서 그 아저씨가 나도 한 컷 담아주셨다.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

아저씨 한 분이 주우욱~~미끄러지시고..

저들이 내려온 저 바위를 이제 내가 타고 올라야한다.

아찔하다.

 

 

 

 

 

 

 

 

바위 위에 오르고 보니..

한 쌍의 남녀가 산정만찬을 즐기고 있다.

하얀 산배경과 어우러진 저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지나가던 아저씨 한 분이 참 이쁜 모습이라며..

흐뭇이 바라보다 가신다.

 

 

 

 

 

 

 

 

 

내가 목숨걸고 올라온 길..

내려가는 저들이 근심스럽다.

사실 바윗길은 내리막이 더 아찔한 법이다.

 

이 길을 다시 내려가라 하면..

나는 도리질을 칠 것이다.

 

 

 

 

 

 

 

 

 

지금 저들이 내려가려 하는 저 낭떠러지길..

올라오는 내내 조막만한 내 가슴이 얼마나 콩콩 거리던지..

내남자라도 곁에 있었더라면 의지가 되었을텐데..

 

다 올라와서 다리가 후덜 거려..

저 하얀 민소매 아저씨가 손을 내밀어 잡아주신다.

저 뒤로는 이 길보다 훨씬 더 가파르다며..실실 겁을 주신다.

저 까만 옷 입은 분은 외국인이셨는데

이미 넋이 반은 나가신 표정..

 

"진짜 아찔해요. 조심하세요."

하산하는 저들에게 나는 자꾸 당부를 한다.

 

 

 

 

 

 

 

 

 

절벽과 절벽을 이어놓은 이 다리..

약간의 고소공포증과 폐쇄공포증이 있는 나에겐..

이런 사다리길도 후덜덜~~

 

 

 

 

 

 

 

 

 

사다리에 멈춰 내남자를 기다리고 있으니..

저 만치서 올라오고 있는 내남자..

말은 안 해도 내남자도 엔간히 아찔했을 것이다.

 

운악산 오르는 중에 가장 아찔했던 코스..

 

 

 

 

 

 

 

 

 

저 아주머니는 그래도 서서 올라오시네..

 

나는 무서워서 거의 기다시피 네 발로 올라왔는데..

 

 

 

 

 

 

 

 

그래도..하늘은 너무 이뻤던 하루..

 

산정에서 바라본 하늘은 구름은

 

봄날처럼 참 부드럽고 포근했다.

 

 

 

 

- 벗 님 -

 

'♥삶 >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악산 현등사  (0) 2012.03.12
다시 오르는 운악산2  (0) 2012.03.12
월정사를 홀로 걷다  (0) 2012.03.08
오대산폭설산행2  (0) 2012.03.06
오대산 폭설산행1  (0) 201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