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집 바로 앞 화단에서 ..
올 봄 ..반가운 풀꽃들을 마니 만났다.
보라빛 제비꽃을 담고 있는데..
그 너머로 보이는 하얀 꽃무리..
냉이꽃이다.
♥
나무의 꿈 / 임의진 시, 인디언 수니 곡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크러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만개한 꽃처럼 날개처럼 너를 품고 너희들 품고
여우비 그치고 눈썹달 뜬 밤 가지 끝 열어 어린 새에게
밤하늘을 보여주고 북두칠성 고래별자리
나무 끝에 쉬어가곤 했지 새파란 별똥 누다 가곤 했지
찬찬히 숲이 되고 싶었지 다람쥐 굶지 않는 넉넉한 숲
기대고 싶었지 아껴주면서 함께 살고 싶었지
보석 같은 꿈 한 줌 꺼내어 소색거리며 일렁거리며
오래 오래 안개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올 봄 가장 먼저 만난 풀꽃이 제비꽃..꽃다지..
그 다음으로 이 냉이꽃을 만났지 싶다.
요즘엔 쇠별꽃이랑 흰제비꽃..꽃마리..
아기별꽃이 피고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 화단에서 ..
이리 정겨운 풀꽃들을 만날 수 있음에..
반갑고..고맙고..행복하다.
♡
살아가는 일이 왠지 모를 쓸쓸함으로 가득하지만..
마음 한 켠의 이 고요와 평화..아늑함은..아마도..
이 봄날과 함께 피고 지는 꽃들이 이유일 것이다.
작은 풀꽃들과 눈 맞추고 기뻐할 줄 아는 나의 감성에게..
참 감사한 나날이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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