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네째 제부가 토끼다~ 하고 소리친다.
마루 밑에 토끼가 있단다.
원래는 집에서 키우던 놈인데..
잡아 놓으면 가출하고 잡아놓으면 가출을 해서..
아예 포기하고 지멋대루 방목하고 키운단다.
어느날은 차 밑에서 자고..
어느날은 마루 밑에서 자고..
또 어느날은 풍산개 몽이집에서 자고..
여튼 지 멋대루 방랑토끼란다.
하도 빨라 잡기 힘든데..
오늘은 사람들이 많아 어찌 딱 잡혔다.
토끼란 놈이 지 본분을 망각하고..
풀은 간식으로만 여기고..
매일마다 마당의 몽이 사료를 먹는단다.
희안한 식성을 가진 요놈..
돼지새끼같이 토실토실하니 비만이다.
내가 걱정을 하니..주야의 말인 즉..
"어쩔 수 없다 언니야..다 지 팔자지..뭐.."
간만에 잡아서 그동안 뭉친 털을 정리해 주고..
안그래도 개털알러지가 있는 울쏭이..
눈이 가려운지 안약을 넣고 있다.
토끼털이 풀풀 날리고 있으니..
저만큼 어여 물러나라고..
송이 빼고 다른 아이들은 토끼가 그저 이뻐서
둘레둘레 모여 신기한 듯 바라보고..
유난히 동물을 사랑하는 우나..
새끼돼지 같이 토실한 토끼를 안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한 번씩 토끼털을 쓰다듬으며..
이뿌다..이뿌다..한다.
잠시후..다시 방목하고..
토끼는 또 자기만의 세상으로 손쌀같이 달려갔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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