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짠한 골목길 배웅을 뒤로 하고 큰댁에 들렀다.
지난번의 큰 수술로 10키로그램이나 살이 내리셨다는 큰아버님..
다들 큰 일 치루는 줄 알았는데..다행히 회복 중이시다.
세월 앞에 육신은 어찌할 수 없이 기울어가나 보다.
누구라도 예외없이..
♥
아버님 산소 가는 길
울산친정 가는 길에
아버님산소엘 들리기로 한다.
산소 올라가는 길..
가을엔 들꽃으로 지천이라..
천상의 길인양 아름다운 길인데..
여름풀로 우거진 길마다엔
딸기넝쿨이 길목을 점령하고..
나와 딸들의 맨다리를 날카로운 풀가시들이
할키고 지나간다.
무덤마다에 질긴 여름풀들이 우거지고..
유난히 울할아버지 무덤 위엔 잡풀이 더 무성하다고
걱정을 하는 쏭이..
내일 큰댁이랑 작은댁에서들 추석벌초를 하기 전에..
미리 한 번 벌초를 하신단다.
아버님이 생전에 물보다 더 많이 마시던 소주..
먼저 할아버님과 할머님께 드리고..
자손들 잘 보살펴달라..
염치없는 염원도 올린다.
아버님 산소가엔 산딸기가 지천이다.
저 산딸기 따다가 울엄마 맛뵈어 드려야지..했더니..
내남자가 씨익 웃는다.
내남자랑 나랑 딸들이랑..
팔둑에 가시 긁혀가며 ..
빠알갛게 익은 산딸기를 딴다.
이미 꽃잎은 떨어져 열매조차 끝무렵인데..
이제사 봉긋이 피어나던 산딸기꽃..
아버님 무덤가 바로 앞에 참 곱게도 피어있었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