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중복날이다.
주야랑 제부가 직접 만들었다는
저 아궁이 위의 솥 안에는
우리 식구들을 위한 일곱마리의 닭이
푹푹~~고아지고 있는 중이다.
♥,점심만찬
백년손님이라는데..
이집 맏사위인 내남자는 처가집에 오자마자
감자 캐고..옥수수 다듬고..
지금은 처갓집 식구들을 위한 삼계탕을 고느라
불을 지피는 중..
쏭이랑 동갑인 혜윤이..
아무래도 통하는 이야깃 거리가 많을 게다.
둘이 붙어서 오순도순..재잘재잘..
요즘은 어쩌다 보니 아이들이 상전이다.
일단 아이들 먼저 먹이고..
닭알러지가 있는 내남잔..
먹지는 못하고 시중 드느라 분주하고..
아이들은 하나같이 참 맛나게도 먹는다.
둘째제부는 출장 중이고..
세째제부는 출근하고 오후에나 합류한다 그러고..
막내제부는 삼교대라 출근했고..
내남자와 이집 주인장인 네째제부가 고생이다.
입안 한가득 볼이 불룩하도록 닭고기를 쨥쨥거리는 아이들..
쏭이 저거..낼 모래 친구들이랑 캐리비안 간다고 다이어트 한다더만..
아무래도 포기한 모양이다.
젤 마니 먹고 있다.
통통한 쏭이랑 광윤인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먹고 있는데..
사차원 소녀 서현인..닭다리 하나 들고는 인상만 찌푸리고 감상만 하고 있다.
그것도 결국 다 먹지 못하고..
우리 우난..
작은 닭 한 마리를 혼자서 통째로 다 먹어치우고..
닭죽도 한 그릇 뚝딱..
요즘들어 잘 먹는 우나..
이제 키는 다 컸고 살찔텐데..
♥저녁만찬
퇴근한 세째제부도 합류한 저녁시간..
세 명의 남자들은 고기를 굽느라 분주하고..
아이들은 먹기 바쁘고..
오늘은 우리 다섯자매도
남편들이 구워주는 고기를 우아하게 먹고..
저녁때가 다 되어서야..
엄마는 밭일을 마름하시고.
평소엔 고기를 잘 드시지도 않는데..오늘은
숯불에 구운 고기가 참 맛나다시며..잘 드신다.
엄마가 잘 드시니 내 맘이 좋다.
그렇게 한차례 소란하던 아이들이 부른 배를 두드리며
식탁에서 일어선 후..
이 집 백년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앉는다.
서로 고기를 권하며 맛나게도 드시는 세 남자..
운무 가득한 먼산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더욱 평화로운 저녁시간..
부른 배를 달래려 수박이랑 누룽지를 디저트로 먹는다.ㅎ~
오른쪽의 손..울엄마손인가 보다.
종일 밭일 하시느라..손톱밑이 까매지셨네..
엄마가 사오신 수박이 참 달고 맛나다.
포만해진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유희를 즐긴다.
어느사이 어스름은 짙어가고..
이렇게 저 아이들의 기억 속에..
훗날.. 미소로 돌아볼 추억 하나..
별빛처럼 가슴에 아롱지겠지..
어느 여배우의 말처럼..
아름다운 밤이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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