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방학 전이라 오후 수업까지 다 받은 우나는
내남자가 일찍 귀가하면서 태워오고..
아침부터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다 하던 쏭이가
조금 늦게 합류하고..
조금 이른 저녁타임이라 그런지 아직 한산하고 조용하다.
우리 자근 딸 쏭이..
한창 사춘기로 접어든 나이다.
"엄마..나 누구랑 사귀기로 했어요."
며칠 후..
"엄마 나 걔랑 깨졌어요."
길어야 열흘이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한 다스쯤 되어가나 보다.
한창 재미로..사귀자..말자..
우나도 초딩 때는 그랬었다.
마니 사귄 게 무슨 훈장인 양..
아빠차 타고 오는 동안에..
우나가 최근에 사귄 남자애이야기를 쫑알쫑알 해댄다.
지가 태어나서 예성이 이후 ..처음으로 가슴설레이던 남자애였는데..
3 번 만나고 엊저녁에 지가 절교선언을 해버렸단다.
이유인즉슨..
엊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는데..
약속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하니..
오고 있는 중이라는데..
전화기 너머에서 당구 치는 소리가 나더란다.
"너..당구장이지?"
"응.."
그 길로 우나가 절교선언을 해버렸단다.
<엄마..그 오빠..너무 멋지고 공부도 다 일등급인데
근데 나쁜남자의 전형이야.
여자 힘들게 하는 타입이야.
사귀게 되면 내가 힘들어질 것 같아.
안그래도 상처 안 입을려고 정신 바짝 차리고 있는 중이였는데..
아무래도 일찌감치 끝내는 게 맞는 거 같아.>
열 일곱 나의 딸의 연애관이다.
그러면서 그간 엄마한테 비밀로 하던 이야기를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자친구랑 뽀뽀나 쪽쪽쪽~~하구 있어야 하는데..
이게 뭐냐구..신세 한탄을 한다.
뭐? 뽀뽀나 쪽쪽쪽~~~???
그리고 성탄 연휴 내내..
신경이 곤두 서서는 괜히 짜증만 부리고 승질만 낸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