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별-박양희 박문옥
아팠다.
연 이틀 꼼짝도 못하고 누워있어야 했다.
아플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무단히 아팠다.
전날 저녁 코가 쎄~하니 목이 아프고 열도 오르고..
독감이라도 오려나 보다.. 낌새가 그랬다.
그런데 막상 독감증상보다 나를 더 아프게 한 건 갈비뼈 통증..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숨을 마실 때마다 갈비뼈에 예리한 통증이 언습해 온다.
살다 이리 아픈 건 또 첨이라..살짝 두렵기도 했다.
독감증상까지 함께 와서 몸이 정말 괴로웠다.
꼼짝 않고 가만히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아픈데..
갈비뼈는 숨을 쉴 때마다 콕콕 찌르고..
외마디 비명이 절로 나게 아팠다.
문선언니는 "너도 이제 갱년기 시작인가 보다 얘.." 그러구..
코난쌤 수업 못 갈 거 같다고 혜경언니한테 톡을 하니..
" 갱년기가 오려나 보네..이제 시작이야.." 이런다.
갈비뼈 아픈 거랑 갱년기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길래?
마누라 아프다고 김치찌개에 아침밥 지어놓고 출근하는 내남잔..
결핵이니 늑막염이니..그런 심상찮은 병명을 언급한다.
인터넷 검색해 보니..
그렇게 아프다가 괜찮을 수도 있다기에..
일단 며칠 두고 보기로 한다.
그렇게 하루 온종일 누워 끙끙대다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꾸었다, 울 아빠 꿈을..
누가 문을 두드리길래..
종일 누워 몰골이 말이 아니라 매무새 추스르느라 문을 늦게 열었다.
문을 여니 아빠가 나 어릴 적 복산동 그 기와집 툇마루에 앉아계신다.
반가운 마음에 아빠 옆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고..
다만 나를 바라보던 아빠의 편안하고 다정하신 미소..
그리고 생전에처럼 꼿꼿하신 모습으로 다리를 꼬고 앉으셨는데..
회색빛 모직 남방에 단정히 넥타이를 매시고 카키계열의 겨울점퍼를 입고 계셨는데..
무척 갈끔하고 멋져 보이셨다.
난 아빠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 꿈이라는 것을 담박에 알았다.
아빠가 꿈으로 나를 만나러 오신 거라는 걸 금방에 알아차렸다.
아빠 사진이라도 남길려 하다가..
사진을 찍어도 아빠가 사진 속에 담기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포기했다.
아빠랑 별빛이 내리는 언덕엘 올랐고..
그러다가 다시 복산동 우리 집..마당..
그 마당에 엄마가 가꾸시던 텃밭이며 꽃밭에
알록달록한 꽃들이 봄인양 피어나기 시작하고..
동네 사람들이 두런두런 모여 꽃이 이쁘다고들 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꿈속에서 ..
언젠가 내가 심어두었던 꽃씨가 드디어 꽃을 피운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다 잠이 깨었나 보았다.
깨자마자 나는 금방 꾼 꿈을 다시 재방하듯 기억해내려 애썼다.
순간순간 하나도 잊지 않으려 자꾸 꿈속의 일들을 곱씹었다.
내가 아픈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렇게 울 아빠 꿈을 다 꾸고..
꿈 속의 아빠는 근사했고 편안해 보이셨다.
아마..아빠가 계신 천국에 다녀온 꿈이 아닐까..
나 혼자 그렇게 꿈을 유추해 본다.
- 벗 님 -
아마도 울딸이 그럴 것 같다는....^^*
을미년 한해도 수고하셨습니다
12월 아름다운 마무리 잘 하시고
밝아오는 병신년 새해 힘차게 출발하시며
온 가족이 보람차고 행복이 가득하세요
잘 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 인사드립니;다 ~~~~~**
처음에는 남편님의 꿈과 바램을 얘기하는줄 알았습니다.
아빠에게도...
남편에게도...
꿈이란게 있을텐데....라는 그런 생각....ㅋ
제가 엉뚱한 얘기를 했죠????ㅎㅎ
아프지마세요..벗님...^^*
나이도 있는데 인제 아푸마 안된데이~~~
감기엔 푹 쉬시는거 이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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