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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이어리/♥나의 하루1

생각보다 포근한 하루

by 벗 님 2010. 12. 14.

 

 

 

 

 

저녁무렵 내남자의 전화가 온다.

 

"오늘 외식할까?"

 

쏭이가 피자헛엘 가잔다.

 

오늘은 쏭이 기분을 맞춰줘야할 것 같아서..

 

그러자..했다.

 

 

 

 

 

 

 

 

 

 

 

 

 

 

 

 

 

 

 

사는 날들 중에 나는 지금이 참 힘들다.

 

우나랑 쏭이에게도 마니 미안하고..

 

 

이제껏 살아온 나의 날들에게..

 

내 삶에게..

 

내 인생에게..

 

미안하고..

 

 

 

 

 

 

 

 

 

 

 

 

 

<피자 헛 로비에서..쏭이 시무룩해 보이는 건..그냥 사진촬영용 컨셉이다.>

 

 

 

 

 

우나랑 쏭이..

 

나의 딸들은 나를 닮지 않아 참 다행이다.

애들이 쿨하고 뒤끝이 없다.

뒤끝 작렬하는 소심한 이 엄말 안닮아서 참 다행이다.

물론 마음안에야 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침 일을 말갛게 잊어버린 양..쏭이가 웃는다.

우나랑 장난도 치며..

 

저리 웃는 딸들을 보니 흐려져만 가던 마음에

한 줌 햇살같은 빛이 내려 앉는다.

마음에 온기가 생겨난다.

 

 

 

 

 

내남자 홀로 차 타고 가시라 하고..

딸들은 이 엄마 팔짱을 끼고..

네온이 파르르 떨리는 겨울 도심을 함께 걷자 한다.

아무 근심 없는 양 ..우리는 무엇이 그리 재미난지..

꺄르르 거리며 차가운 겨울 밤거리를 걷는다.

우나가 아기말투로 더듬거리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매번 듣는 아기말투지만..어찌 저리도 능청스레 하는지..

나는 웃음보가 터져 길거리에서 배를 잡고 깔깔거린다.

 

"야..엄마 배에 복근 생기겠다."

 

정말 배가 아프도록 웃었다..오랜만에 ..

 

 

 

 

 

 

 

 

 

 

 

 

 

 

 

오는 길에 화장품가게에 들러 염색약 두 통이랑 봉숭아꽃물 들일 색소를 샀다.

 

집에 돌아와 딸들은 화장실에서 지 머리 지가 알아서 염색들을 하느라..난리고..

 

나는 옆에서 자꾸 집적거리는 내남자에게 틱틱거리며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인다.

 

 

 

 

오늘은 생각보다 포근한 하루였고 웃는 하루였다.

 

그러나..  근원적인 내 우울은 치유되지가 않는다.

 

 

 

 

 

- 벗 님 -

 

 

저는 무슨 일이든 벌어진 다음에는 별로 후회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잘된 일도 있을테고, 잘못된 일도 있겠지만,

시간을 되돌릴 능력이 없으니, 그저 방관자의 자세가 되어버리는 것이 마음 편한것 같아요.

뭐! 가끔은 지난 날이 생각나면, "어후"하면서 부끄럽고, 민망해하지만 어쩌겠어요.

모자란 나도 내 한부분인 것을.

우울도 내 안에 있는 많은 부분중 하나가 아닌가요?

가끔은 우울도 불러내서 감성에 빠져보고, 지나치다 싶으면 해빛도 쏘여주고, 드라이브도 하고, 산책도 하면 되죠.

정말 고민은 눈물이 너무 많아졌어요.

감정이입이 너무 잘되요.

20대에는 내게도 눈물이 있나 싶을 정도였는데....

하지만 뭐 억지로 참거나 하지는 않아요.

오랜만에 들러서 주저리주저리 떠드네요.

반가운 마음에 .....

참 오랜만이예요..바람의 강님..^^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가끔 지난 일들을 생각하다보면..

고개가 절로 저어지는 부끄러운 일들이 있어요.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저도 지나간 일에 그리 연연해 하진 않는 편이예요.

다만 앞으로의 삶에선 살아온 연륜만큼 ..

그런 실수는 되도록 하지 말고 살아야지..

뭐 그런 정도의 생각을 하는게지요.



후훗~

눈물이 많아지셨다니..

바람의 강님께도 갱년기가 왔나 봅니다.

갱년기라는 것이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기에..


맞는 말씀이세요..

우울이라는 것이..혹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오히려 감성에 빠질 수 있어..혹은 마음의 정화작용을 하는 듯 해서..

저도 오히려 그런 기분을 즐기곤 하거든요.



여튼 ..이 아침..

오랜만의 흔적에 참 반가운 맘입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종종 안부 전하여 주셔요.

건강 항시 유의 하시고요.^^
흠!!!!

참 이쁜 딸들이네요.

이제는 친구 같은 딸들..

다 컸다 싶다가도..

이래저래..걱정되는 부분들이 많아요.

자식걱정은 평생..어찌할 수 없나 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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