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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이어리/♥나의 하루1

지난 여름이야기2

by 벗 님 2010. 11. 12.

 

 

 

 

 

 

 

 

 

 

 

 

 

 

 

 

 

 

 

 

 

 

 

 

 

 

 

 

 

 

 

 

비잉~~유영하듯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천천히 미끄러지듯 ..호숫가 풍경을 하나하나 시야에 담으며..

간혹은 아름다운 풍경에 자전거를 멈추어 디카를 누르고..

간혹은 머엉하니  하늘과 바람을 느끼고..

 

가을로 가는 호수풍경도 아름답지만..

결국은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들이 그려내는 풍경들이다.

 

삼삼오오 허리 숙여 꽃을 담기에 여념없는

머리 희끗한 한 무리의 사진동호회 사람들..

 

호수가 보이는 나무그늘에 둥글게 앉아

담소하는 중년의 여인네들..

 

아이랑 산책나온  젊은 아낙..

 

플라타너스숲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등이 휜 노인의 뒷모습..

 

그조차 아릿하지만 아름다이 느껴지는 사람 풍경..

 

 

-9.14..호숫가에서-

 

 

 

 

 

312

 

 

 

 

 

 

자전거로  호수를 한바퀴 돌고 이 자리에 앉았다.

마침.. 인적도 드문하고..

나무도 그늘을 드리웠고..

호수풍경도 훤히 보여서..

 

나무 울타리와 어우러진 개망초가 반가워..

한껏 당겼으나..저리 쪼만하게만 보인다.

 

 

 

 

 

 

 

 

올여름 내내..이 샌들만 신고 다녔다.

저 메니큐어 색깔..내가 시러하는 색이다.

그런데 올여름 내내..발톱엔 저 연두빛 메니큐어만 바르고 다녔다.

버리기엔 아깝고 놔 두면 굳어 못쓰게 될테고..

부지런히 사용해서 없앨 요량으로..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다.

아끼고 아끼고 아끼며..궁상스럽게..

 

이제는 그리 살지 말기로 한다.

 

 

엄마는 날 보고 그러셨다.

"숙아..과일 하나를 먹더라도 값싼 거 보다는 이쁘고 맛난 걸로 사먹으어라" 고..

자취 하러 떠나는 딸을 보내며

뭐든 너무 아끼려고만 하는 나를 걱정하시던 엄마의 말씀..

나는 여지껏 엄마의 그 당부말씀을 잊은 적이 없지만..

정작 한 번도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살아왔다.

 

이제는 그리 살지 않기로 한다.

 

 

 

 

 

 

 

 

아직은 햇살이 따가왔다.

나무그늘에 몸을 누이고 마음도 그렇게 식히려..누울랬더니..

마땅히 깔 자리가 없어..가방을 깔고 눕기로한다.

내 가방 속에서 나온 소지품들..

 

가오리지갑..

아파트놀이터에서 첨 만난 참 이쁘고 젊은 새댁..

남편이 파일럿이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자기 집에 잠깐 다녀오겠다더니..

저 지갑이랑 스카프랑..또 몇가지를 더 주었던 거 같은데..

남편이 비행할 때마다 선물을 사와서..자긴 차고 넘친다며..

 

벌써 6년이 되었네..

그런 사연으로 저 지갑이 내게로 온지도..

 

그리고 바이올렛향의 핸드로션..

향이 너무 찐해  가끔 역겹다.

그리고 썬글라스 집..그리고 낙서장과 볼펜..

 

 

 

 

 

 

 

 

처음엔..

 

나 혼자이던 이 호숫가 잔디동산에..

 

저 연인들이 슬금이 와서 사랑을 속살거리고..

 

 

 

 

 

 

잠시 후엔..

 

젊은 부부가 아기를 안고 와서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고..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시끌벅적한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장애우들과 함께 소풍나온 군인들이 보인다.

 

저 덩치 큰 남자가

 

내 자전거바구니에 둔 물병을 꺼내어 마시려 하자..

 

안된다고 타이르는 어린 군인..

 

봉사활동을 하는 겔까..?

 

 

 

 

 

 

 

 

 

 

 

 

 

 

 

주변의 상황에 아랑곳 없이..

 

그대로 누워 하늘만 바라본다.

 

 

하늘은 구름은 바람은

 

저리도 맑고 호수처럼 고요로운데..

 

나는 자꾸만 마음이 아득하다.

 

 

 

 

 

 

 

 

잠자리야..

 

빨간 고추잠자리야..

 

너도 가끔..

 

사는 일이 아득하니?

 

 

 

 

 

 

 

 

-벗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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