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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마니산에서 떠오른 기억 혹은 추억

by 벗 님 2010. 12. 10.

 

 

 

 

 산 중턱에서 바라본 조망..

 

회색빛 하늘에 햇살 하나 스미지않던 흐린 날이지만.. 

 

산 아래 풍경은 그 나름으로 운치가 흐른다.

 

내가 좋아하는 날이다.

 

이렇게 자욱하고 흐릿한 날.. 

 

햇살 아래 서면..

 

나는 항상 부끄러웠다.

 

  

 

 

 

 

마니산 정상에서..

  

언젠가 필리핀 가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창가에 앉은 4학년 쏭이가 하던 말이 떠오른다.

꼬물꼬물 멀어져 가는 도로가의 달리는 차들을 보며.. 

"엄마..아픈 개미가 기어가는 것 같아요." 

나는 딸의 그 표현이 재미나고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문득..저 산 아래 꼬물꼬물한 풍경을 보니..생각이 나서..

 

 

 

 

 

 

 

산 아랫자락에 있던 인두화 그리는 가게..

 

 

문득 멈추어 바라보다 생각나는 한 사람..송석화쌤..

나를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고 싶다고 한 두 남자 중..한 남자..

이미 고인이 되신..나 초등학교 때의 체조코치 쌤..

 

 

겨울이면..석화쌤은 체조강당 석탄난로가에서

틈만 나면 저 인두화라는 것을 그리셨다.

얼마나 신기하던지..

기다란 쇠꼬챙이를 석탄 난로불에 발갛게 달구어

산에서 직접 잘라온 나무에다

이런저런 그림과 싯귀를 적으시곤 했었다.

 

 

그렇게 우리들에게 종종 선물해주시곤 하셨는데..

 

 

 

 

 

 

 

산 아래에서 만난 푸짐한 까치밥..

 

넉넉한 인심을 말해 주는 듯..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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