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생전에 영영 다시 오지 못할 어머님의 고향마을순례..
마을 입구의 어느 처마밑에 쪼로록 드리운 고드름..
네 다섯살쯤이였을까..
내 기억창고에 너무나 뚜렷한 유년의 한토막..
큰집 너른 마당가..양지 바른 흙담 아래 등 기대어서면..
산골의 그 시린 겨울날에도 흙담에서 따스히 전해오던 온기..
그 흙담 위 처마아래 꼭 저 같은 고드름이 열리곤 했었지..
하나 ..똑 따서 오도독 씹으면 얼음과자인 양 시원하고 맛나던
추억 속의 수정 고드름..
문득..
딸들에게 내가 나고자란 고향마을을 보여주고 싶단 생각이 간절해진다.
전에부터 맘으로 생각만 해오던 일이였지만..
막상 실천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경북 영덕군 지품면 황장동 ooo번지..
비록 여섯 살 되던 해에 떠나온 고향이지만..
내 어린날의 사무치던 그리움이던 고향..
지금도 눈만 감으면 고향마을의 전경이 한폭의 그림인 양..
선연히 떠오른다.
울집..
아빠가 곧잘 앉아계시던 툇마루..
싸립문 입구의 닭장..
닭장 옆의 어린 감나무..
김이 모락한 개떡을 젓가락으로 쿡 찍어 먹던 가마솥..
집앞 개울가에서 소꿉놀이하던 기억..
그리고 소꿉동무이던 너무나 그립던 부남이..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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