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이들 데리고 계곡에 다녀 올 동안..
내남자랑..
나랑 동갑내기 세째제부랑..
직장에서 단체휴가 갔다가 중간에 돌아온 막내제부랑..
이 집 주인장 네째제부는
그렇게 종일을 뙤약볕에서 엄마아빠를 도와 일을 했던 모양이다.
내남자..아침부터 무지 고생했다..
처갓집 와서 하룻만에 부쩍 늙어버린 듯..하하~~
콩깍지를 까며..엄마가 해주시는 이야기..
지난번 밭가에 심어둔 매실 따러 왔을 때..
울 막내 제부..엉뚱한 살구랑 자두를 죄다 따버렸다고..
잡초 뽑으라 했더니..밭에 심어 둔 수박이며 야채들을 뽑아버렸다고..
푸훗~~
오늘은 잡초 뽑으며..다른 풀들은 뽑지 않고..엄마가 가르쳐 준..
딱 한가지 잡초만..조심조심 골라 뽑더라고..
웃으시며 얘기하시는 울엄마..
그래도 절대 밉지 않은 울 막내 제부..
울엄마의 맏 사위와 막내사위..
장모님 곁에서 도란도란..수확한 것들을 다듬고 있는 중..
저 위로 보이는 상자 안에는..
나를 비롯한 딸들에게 줄 ..
고추며 상추..가지.. 감자..오이가
그득그득..
집 나간 토끼..
울 제부가 키우는 놈인데..
잡아 놓으면 나가고..잡아 놓으면 나가고..
이젠 그냥 아예 방목해서 키우는 중이란다.
그래도 신통한 것이
잠 잘 때는 항상.. 마당에 주차 해둔 울 제부 차 밑에서 잔단다..
울 제부가 키우는 몽이..
털갈이 중이라 털이 덤성덤성..
그 때문인지..개 알러지가 있는 울 쏭이..눈이 발갛게 충혈되고..
저 작은 집은 우리 체리 꺼였는데..
제부가 아무 상의도 없이 누군가에게 줘버리고..
우나랑 쏭이랑 나랑..엉엉~~울고불고..
그제사 미안해진 울제부..속 상한 홍주..
여튼 마음이 너무 아프다..체리 생각만 하면..
우나는 내색은 없어도 오죽할까..
울 엄마의 백년 손님..다섯 사위..
처갓집에 와서 종일을 뙤약볕에서 일하고..
우리야 멀리 살아서..모르지만..
엄마네 곁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다른 동생들..
제부들은 자주 엄마네 텃밭에 와서 일을 한다고 한다.
저녁 만찬 후에..담소를 나누는 다섯 남자..
누구 하나 모나지도 튀지도 않고 참 잘 어우러지니..
울엄마 서너살에 외할아버지 여의시고..
나 아가적에 외할머니마저 일찍 돌아가시고..
그렇게 고단하고 파란한 세월을 살으셨는데..
이제는 이리 다복하시니..
기막히게 젊은 생을 마감하신 외할아버지도..외할머니도..
그 곳에서 흐뭇이 내려보고 계실 듯..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나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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