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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엄마의 예순 여섯 번째 생신

by 벗 님 2010. 7. 31.

 

 

 

 

울엄마랑 우리 우나의 음력생일은 한 날이다.

울 엄마의 생신날에..선물처럼 우리 우나가 태어났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양력으로 생일을 하니..

 

오늘은 울엄마의 생신이다.

막내 태야만 빠지고..울 가족 22명이 다 모였다.

생신날에 이른 새벽부터 밭일을 하시고

저녁시간에서야 자리에 앉으신 울엄마..

울엄마의 무릎은 언제나 막내 유담이의 차지..

 

 

 

 

  

 

 

 

 

종일을 내리꽂히는 뙤약볕 아래에서

처갓집 텃밭을 일구어 준 다섯 사위들..

 

어느집 사위들이 이리 착할까..

장녀인 나만 빼고 다들 엄마네랑 지척에 살아

맛난 거..좋은 거..나누고 ..오가며..

얼마나 살가운지..

 

참 고마운 백년 손님들..

 

 

 

 

 

 

 

 

이른 새벽 부터

엄마네 텃밭 일에..

아이들 데리고 계곡에..

식구들 먹을 음식장만에..

 

종일  쉴틈 없었던

랑이..월이..주야..영아..

내 사랑하는 동생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

내 사랑하는 동생들의 분신..

 

내 생명보다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

 

 

 

 

 

 

 

 

몸은 지치고 고단했으나

마음만은 뭉게구름 처럼 몽실몽실 행복했던 하루..

저녁만찬을 끝내고

남은 불씨 위에서 익어가는 감자 냄새가

어린 시절.. 집집마다 피어오르던  저녁연기 처럼 정겹다.

 

 

 

 

 

 

 

 

여름 벌레퇴치기라는 이 기구..

무슨 우주인이랑 접선하는 기구인 양 하다.

이거 땜에 주야랑 제부랑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실 일반 가정집에 그닥 필요치 않은 것을 ..

제법 고가로 사온 모양..

평소에는 사용치 않다가

여름 한 때..이리 손들이 모인 저녁에나 어쩌다 필요한..

 

그런데 그닥 벌레도 잘 잡지 못하고 멀뚱하니 자리만 차지하고 있길래

장식용이라며 네째제부를 놀리며 우리는 킥킥~ 거렸다.

 

 

 

 

 

 

 

 

 

먼산엔 어둠이 짙어가고..

산 아랫자락 마을에도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울 엄마의 예순 여섯 번째 생일케잌의 촛불도 켜진다.

 

 

 

 

 

 

 

울 엄마의 열 번째 손주..유담이..

 

 

 

 

 

 

 

 

 

 

 

 

 

할머니.. 생신 축하 드려요..♪~

 

 

 

 

 

 

  

 

네째 제부가 밭가에다 올해 처음으로 블루베리를 심었다고 한다.

 

이 블루베리의 맛에 대한 설왕설래.. 

어릴 적 먹었던 괴물이라는 열매랑 닮았다.

산에 나는 머루랑 닮았다.

이러는 사이에 아이들은 컷팅 된 케잌의 장식용 쵸콜렛 쟁탈전이 벌어지고..

하하 ..호호.. 꺄르르~~.. 

 

마당에 태우던 여름모깃불 연기처럼 번져오르는  행복웃음들..

 

 

 

 

 

 

 

제부가 심었다는..블루베리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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