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미장원엘 갔다.
어느새 치렁해진 머리..
머리 정리할 때가 되었다.
다시 또 단골미장원을 수소문해 봐야 한다.
쏭이가 잘 가는 떡볶이집 아주머니께..
"이 동네 미장원 커트 어디가 잘 해요?"
여쭈었더니..
바로 옆의 미장원을 소개해 주신다.
개업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명동에서 오래 미용을 하시던 분이라며..
그런데..좀 생뚱맞다.
내가 원한 건 요즘 유행하는 분위기 있는 시스루 스타일인데..
솔직히 앞머리가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전에 미장원도 앞머리가 맘에 안 들어
집에 와선 내가 다시 정리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내가 다시 살짝 손보긴 했는데..영..
그러나 미장원을 나설 땐 마음이 나풀거렸다.
머리도 날이 갈수록 맘에 든다..
작고 정갈한 미장원..
주인여자분은 생각보다 나이가 지긋해 보였다.
차림도 수수하니..
너무 수수해 첫느낌은 이거 잘못 온 거 아닌가 하는 생각..
그러나 도로 물릴 수도 없고 일단 의자에 앉아..
내가 원하는 커트스타일을 조목조목 말씀 드린다.
특히 앞머릴 예쁘게 잘라주셔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어느날 부터인가 앞머리 정수리 부분이
조금 휑해져 간다는 걸 느끼며 자꾸 신경이 쓰인다.
미장원 갈 때면 듣는 소리이기도 하다.
머리 스타일을 바꾸든지 가르마 방향을 바꾸라고..
대부분의 여자분들의 고민이 그렇다고..
더러는 그 부분만 가발을 쓰는 경우도
나이 들수록 많다고들 한다.
미장원 언니는 앞머리 윗부분을 과감하게 잘라
정수리 부분의 휑한데를 소복하게 해주신다.
그때부터 이상한 신뢰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처음의 불안하던 마음이 말끔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요즘들어 머리카락도 가늘어지고 머릿결도 푸석하니
윤기가 없어진 거 같다고 하소연 하니..
머리 샴푸하는 방법부터 빗질하는 방법 그리고
헤어팩하는 방법까지..일장 강연을 하신다.
그러더니..가만 있어 봐..
말로 할 게 아니라 집접 시범을 보여주겠노라시며..
내 머릴 직접 팩을 해주시겠단다.
그냥 서비스로..
커트 한 후..팩을 하는 데만 40여분..
머리카락 한 올한 올 정성으로 맛사지하고 팩을 해주시는데..
어찌나 고마운지..
공짜라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렇게 팩하고 샴푸하고 말리고 나니..
파리가 앉아도 미끄덩 미끄러질 만큼 머릿결이 반지르르~~~~~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해서..
"언니, 점심 안 드셨으면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라도 하실래요?"
이 말이 절로 나온다.
장사도 해야 하고 밥은 미장원에서 집접 해드신다며..
미장원 소개나 마니 해달라신다.
찰랑찰랑한 머릿결을 나훌거리며 미장원을 나오는 길..
미장원 마니 소개해줘야지..그런데 누구한테..?
나는 내 인맥이 그리 넓지 못한 것이 괜스레 미안해진다.
미장원에서의 공짜서비스도 그렇고..
오늘..
인선언니가 새 옷가지들이랑
시어버터 영양크림을 한 통 주었고..
센타에서 포춘쿠키를 뽑았는데..
한 달 무료쿠폰이나 3개월 락카사용권이 당첨되었다,
요즘은 기분 좋은 일만 연이어 생기는 것 같다.
이제 내게도 볕드는 날이 오려는 걸까..
♬~당신만이-곽진언 外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