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이가 여행가고 싶단다.
작년 사량도에서의 추억이 참 좋았었노라며..
우나는 지가 빠지면 다른 직원이 자기 대신 휴일을 반납해야 한다며..
주말알바를 빠질 수가 없단다.
해서..우나가 알바 마치는 일요일 늦은 오후에 ..
가까운 석모도에나 가서 1박하고 오기로 한다.
♥
가까운 곳이고 작은 섬이기에..
게다가 연휴 막바지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웬걸..
석모도 선착장 가기 전 도로에서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차량행렬..
보니..차량 중간중간에 포기하고 유턴하는 차들도 제법 있다.
내남자도 그냥 돌아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그냥 강화도에 머물든지 다른 곳으로 가자 하는데..
팬션이나 민박도 예약하지 않아 까딱하면 잘 곳도 없게 생겼지만..
나랑 우나는 일단 가보자고..
모처럼의 우리 네 식구 함께 한 여행길..
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어느 새 해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서편 하늘로 기울어 가는 해..
민머루 해수욕장을 지나쳐..
일단 일몰로 유명하다는 장구머리 해변으로 넘어가 본다.
가는 길에 눈에 띄는 팬션이나 민박에 전활 해보지만..
방이 없다는 짧은 답변만 돌아온다.
일몰로 유명하다지만
어쩐지 한산해 보이는 해변가..
문 닫은 식당도 마니 눈에 뜨이고..
아직 일몰시간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려야 하는지라..
다시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와서 ..
해변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횟집에 자릴 잡는다.
통일호 횟집..
아쉽게도 일몰은 이렇게 횟집에 앉아서..ㅠㅠ
마누라가 그렇게 일몰 보고시퍼 죽겠다는데..
그거 하나도 못 맞춰 주냐며..투덜투덜..
우리 노숙하게 생겼다며 횟집주인에게 부탁하니..
여기저기 수소문 다 해봤는데 빈 방이 하나도 없단다.
횟집을 나오니 어느새 어둑어둑..
내남잔 강화도 나가는 배가 9시까지 있으니..
일단 강화도로 나가자..그러고..
나랑 딸들은 나갈 마음이 없다.
"왜? 아빠..바닷가에서 별 보며 밤 새우는 거도 괜찮아요."
나도 우나의 그 말에 백 프로 공감이다.
쏭이도 그러구 싶단다.
좀 고생스럽기야 하겠지만..
그것도 훗날엔 잊지 못할 추억이 될테니..
해서..
우리는 바닷가에서 그냥 밤을 지새우기로 한다.
바다랑 파도랑 밤별이랑..함께..
점점 밤은 깊어가고 밤하늘 별빛은 더욱 초롱하다.
도심의 하늘에선 볼 수 없는 유난히 반짝이는 북두칠성
별자리앱으로 화성도 찾고 목성도 찾아내며..
환호하고 신기해 하는 딸들..
바닷가 모래사장에선 여기저기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누군가가 쏘아올린 폭죽이 까만 밤하늘에서 명멸한다.
그렇게 바닷가의 밤은 깊어가고..
그렇게 생애 처음 바닷가에서의 노숙의 밤도 깊어간다.
♬~~ 서쪽하늘 ... 이승철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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