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깨끔발로 창밖을 내어다 본다.
비가 내리고 세상은 조금씩 비에 젖고..
빗방울 머금은 잎새는 더욱 싱그럽다.
♥
주방창을 통해 바라 본 비 내리는 풍경..
빨간 옷을 입은 엄마 뒤를 쫄래쫄래 따라가는
빨강 우산 속 아이의 풍경이..
이쁘다.
자정이 가까워 오는 늦은 밤..
코남쌤 댄스수업 마치고 타박타박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가 내린다.
후련히 좀 내려주면 좋으련만..
어쩌다가 내리는 올 여름 비는
사람 애만 태우도록 감질나게만 내리신다.
어느해 여름..
거의 한 달 내내 비가 뿌린 적이 있었다.
그해 여름..
아마 제습기가 동이 날 정도였다고 들었다.
내남잔 전자마트에 전시용으로 진열된 제습기를
그것도 겨우 구했노라며 낑낑 들고 왔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아열대기후가 되어간다고들 했었다.
그 해 여름 주구장창 내리는 비로 하여
서울의 어느 아파트 뒷산이 와르르..
산사태로 무너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도 있었다.
뉴스에선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라고 떠들었었다.
해마다 장마가 오면 ..
해마다 피해 보는 지역만 상습적으로 피해를 보는 듯 했다.
뉴스에 나오는 비 피해지역은 언제나 허름하고 가난한 서민들의 삶터였다.
비가 아무리 퍼부어도 태풍이 몰아쳐도 끄떡없는 곳은 끄떡 없었다.
항상..
왜 이리 서두가 길었느냐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해 여름..
아침마다 창을 열고 어김없이 내리는 비를 보며..
나는 좋았고 기뻤고 행복했었다는 말을 하고 시퍼서..
비 피해로 고통받는 분들에겐 죄송스러웠지만..
나는 매일마다 지겹도록 내리는 비가
매일 아침마다 반가웠었다.
♡
아주아주 어린 계집아이였을 적부터 그랬다.
오슬오슬 추워 떨면서도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이 하냥 좋았다.
어느 날은 책상의자를 낑낑 들고 나와..
그 의자에 앉아 아주 오래 비를 바라본 적도 있었다.
그만큼..비가 좋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비가 오면 그냥..좋다.
행복하다.
그리고
나만큼 비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나만큼 비를 사랑하는 그대를 사랑한다.
1283
4월 어느 비 오는 날..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민들레를 담다가..
- 벗 님 -
- sellad (세래드)
- 2015.07.14 07:33 신고
- 수정/삭제 답글
그 젊은 시절이 그리 아름 답게 기억 되는 것은 아마도 옆에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얼굴 모습도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저도 비 오늘날 좋아하는데...
직업이 건축이다보니....비 오면 한켠으론 미울때가 있습니다...ㅎㅎ
하지만 요즘은 본사근무라...비 오면 즐겨요..ㅎ
사람이란게 참 간사하지요????
며칠 비 소식이없네요...
한동안 젖은 마음 뽀송뽀송말리세요...^^*
그럼 바로 저를 사랑하시는거네요^^
저도 그랬어요
아주 어릴적부터...
일부러 아침에 우산각고가란 등교길...
못 들은척..그냥 나가버린..
하교길 비맞으며 걷던.....^^
진짜 비 흠뻑맞으면서 라운딩해보기는 첨~
개운하더라~
분들에게 죄스러워 내색은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블로그에 자주 안들어오다 보니,,,, 이제서야 다시 안부 믇습니다,,,,,,^^
겨울나무란 닉도 좋지만요.ㅎ
잘 지내시지요?
여전히 건필하고 계실테고요..
저도 일기처럼 매일 포스팅은 하지만..
블로그활동은 예전처럼 못하구 있네요.
잊지 않고 이리 안부 주시니.너무 반갑고 기뻐요.
겨울나무님..^^
풍경을 담을수 있는...
참 예쁜 창가네요...^^
비에대한 예찬...
소녀같으신 벗님!~
고운 심성을 고스란히 갖고 있어요.
그렇네요~
비가... 좀더~
후련히 내려 주었음 좋으련만...
저희 지역은 가뭄 해갈이 된듯한데...
아직도~
가뭄 해갈에 못미치는지역을 위해서라도...
아니~ 비를 사랑하는 그대들을 위해서라도...
행복한 미소 늘~사랑스럽게요~ 고우신 벗님!~~^^*
그게 참 못마땅한 사람중에 한사람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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