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선
고기를 맛나게도 먹고 있는 갓 돌지난 우리 유담이..
내 눈가에 다시 물기어린 미소가 번진다.
너무 사랑스러워..
♥
오늘 우리가 포획한 놈들..
계곡에서 제부들이 잡은..
일급청정수에만 산다고 하는 저 물고기들의 이름은
들어도 모르겠고..
사실 찌게거리도 안되겠다 싶어 놓아줄까..했는데..
울아빠가 좋아하시니 ..아빠께 찌게 끓여 드리기로..
훗~~울아빠..참 맛나게 드시고 계시는 중..
살뜰한 울 제부가 뒷뜰 테라스에 만들어 놓은 바베큐 자리..
둘째 제부는 출장 중..막내 제부는 야근..내남자는 홀로 집에..울막내 태야는 친구들과 캠핑..
울 아빠..내심 섭섭해 하실지도..
가족이 다 모여있는 걸 흐뭇이 바라보시며..참 행복해 하신다는 걸 아니까..
나도 빠진 가족들의 빈 자리가 못내 아쉽다.
작년엔 다 모였었는데..
돌잔칫날에 갈비 먹고 체해서 병원간 아기얘기 들어보셨나요..?
어려서 부터 무엇이든 맛나게 잘 먹던 우리 쏭이..
지 돌잔칫날에..잘게 쓴 갈비를 급하게도 먹더니..결국 탈이나 병원행..
그 때 부터 알아봤어야 하는건데..얼마나 먹을 것을 사랑하는지..
지가 먹고 시픈 것은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찾아 직접 해먹는 아이..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요리도 곧잘 하는 울 쏭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가끔은 울 쏭이 요리솜씨가 나보다 낫다는..
참 평화로운 저녁 시간..
하루 일과를 끝내고 온가족이 모여 함께 하는 이 시간..
멀리로 보이는 푸른 산빛이
이 저녁을 더욱 평화롭게 물들여주고 있는 듯 하다.
저녁 어스름이 산아래 마을자락으로 내리고..
고기 구우며 나는 연기의 향연이
우리들의 저녁만찬을 더욱 평화롭게 하고..
아이들의 표정엔 포만감에서 오는 만족이 느껴지고..
엄마 아빠도..나도.. 동생들도..
이 저녁 ..더 없이 풍족하고 ..
엄마네 텃밭에서 캐낸 감자랑..옥수수..
토종닭이 낳은 유정란을 은박지로 싸서..숯불에 굽는다.
숯불 속에서 이놈들이 노릇노릇 익어가는 동안..
어느사이 아이 엄마가 된 내 동생들과 마주 앉아 도란도란..
사는 이야기도 나눈다.
우리 둘째 홍랑이가 어느새 나와 같은 불혹의 반열에 들어섰다니..
문득 세월의 속도를 실감하며 놀란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