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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주인집 개

by 벗 님 2015. 4. 5.

 

87년 8월 26일. 맑음. 무더움.

 

 

 

 

개가 짖는다.

짖음이 불행한 주인집 개..

 

대체 어떤 운명의 저주를 받아 저리 불행한 것일까?

아마 목숨이 끊어지는 그날까지 목에 걸린 쇠사슬은 풀어지지 않을 것이다.

희망찬 예언을 해주고 싶지만..

 

그 어떤 예감이 불길하다 하여 외면해선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몸소 겪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온종일..아니 평생 쇠사슬에 묶여사는 생존..

자기 동족들과는 전혀 만날 길 없는 주인집 개..

또 짖고 있구나!

저 허덕이는 짖음은 언어가 아니다.

이미 벙어리가 되어버렷을 것이다.

 

고독을 알까?

세상천지 만물 중에서 제일로 고독하면서도 고독을 모르는..

아니 아예 모든걸 체념한 듯한 흐릿한 동공 깊은 곳에..

고독이란 언어는 감금되어 있을 것이다.

 

차라리 행운일까?

온몸에 고독을 칭칭 휘감고 몸부림 하는 인간..

아무런 몸짓도 없이 고독한 인간..

어쩌면 우리는 천지창조물 중에 가장 축복받은 존재이다.

고독하기에..

 

 

 

 

 

 

 

인간도 동물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

하물며 태초의 본능이 솨사슬로 꽁꽁 묶여 있으니..

인간도 결국 굴복해버리는 본능이 철저하게 차단된 표현 못할 불행한 생존..

 

이성이 그리울 것이다.

태초에 창조주께서 선사하신 신성한의식에..

무지 동참하고 싶을텐데..

 

 

 

 

- 스무살 일기 中-

 

 

 

 

보고싶다- 김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