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8월 25일..
둘의 만남에 둘의 노력이 없다면 모든 것은 불완전하고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둘은 다시 하나로 될 수 밖에..
나는 나일까?
지금 이 땅덩어리 지금 이곳에서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나는..
과연 <참된 나>일까?
왠지 내 팔 다리 머리 눈 코 입 몸뚱이..
모든 게 허깨비처럼 느껴진다.
나의 알맹이는 어느 모퉁이에서 잃어버리고.. 나는 지금
텅 비어 모든 게 허탈하고 모든 게 무의미하고
모든 게 두렵고 서글프다.
주야는 지금 내 옆에서 곤히 잠자고 있다.
내일이면 떠난다.
나는 혼자 남는다.
이 방안에 나는 또 혼자가 되어 뒹굴어야 한다.
무섭다!
세상이 무섭고 삶이 무섭고 사람이 무섭고 돈도 무섭다.
인간에게 있는 모든 욕망이 무섭다.
때론 가련하기도 하지만 슬프도록 불쌍하다 느껴지는 너 , 나,
당신네들 모두의 생존..그리고 그 생존의 마지막..
그날을 위해 저렇게나 찌들고 무표정하고 가련하고
한이 많아 보이는 겔까?
나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사고능력을 보유했으며
눈물을 흘릴 줄 알고
마음에 와닿는 온갖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큰 축복일까?
내일이라는 바다를 헤엄치기 위해..
지금 준비운동을 해야겠다.
- 스무살 일기 中 -
'♥추억 > 스무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없다 없어.. (0) | 2015.04.12 |
---|---|
주인집 개 (0) | 2015.04.05 |
슬퍼도 아름다울 이별을 위해 (0) | 2015.03.28 |
편지- 미정에게 (0) | 2015.03.22 |
육남매의 장녀라는 이름으로.. (0) | 2015.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