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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내일이라는 바다를 헤엄치기 위해

by 벗 님 2015. 3. 29.

 

87년 8월 25일..

 

 

 

 

 

둘의 만남에 둘의 노력이 없다면 모든 것은 불완전하고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둘은 다시 하나로 될 수 밖에..

 

나는 나일까?

지금 이 땅덩어리 지금 이곳에서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나는..

과연 <참된 나>일까?

왠지 내 팔 다리 머리 눈 코 입 몸뚱이..

모든 게 허깨비처럼 느껴진다.

 

나의 알맹이는 어느 모퉁이에서 잃어버리고.. 나는 지금

텅 비어 모든 게 허탈하고 모든 게 무의미하고

모든 게 두렵고 서글프다.

 

 

 

 

 

 

 

주야는 지금 내 옆에서 곤히 잠자고 있다.

내일이면 떠난다.

나는 혼자 남는다.

이 방안에 나는 또 혼자가 되어 뒹굴어야 한다.

무섭다!

 

세상이 무섭고 삶이 무섭고 사람이 무섭고 돈도 무섭다.

인간에게 있는 모든 욕망이 무섭다.

때론 가련하기도 하지만 슬프도록 불쌍하다 느껴지는 너 , 나,

당신네들 모두의 생존..그리고 그 생존의 마지막..

그날을 위해 저렇게나 찌들고 무표정하고 가련하고

한이 많아 보이는 겔까?

 

 

 

 

 

 

 

 

 

 

 

 

 

 

 

나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사고능력을 보유했으며

눈물을 흘릴 줄 알고

마음에 와닿는 온갖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큰 축복일까?

 

내일이라는 바다를 헤엄치기 위해..

지금 준비운동을 해야겠다.

 

 

 

 

 

 

 

 

- 스무살 일기 中 -

 

The Water Is Wide - Karla Bon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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