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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슬퍼도 아름다울 이별을 위해

by 벗 님 2015. 3. 28.

 

87년 8월 25일.  비 흐림 맑음 바람

 

 

 

 

 

수척하고 거칠어진 엄마의 근심어린 얼굴이 자꾸만 나를 울린다.

자꾸만 죄인으로 만든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비로소 내가 잘못을 깨달았다는 게 옳다.

엄마의 젖어있는 두 눈..그 안에 베여있는 깊은 슬픔..

너무 깊고 그윽해서 나로선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母情..

기도하고 싶다.

 

오늘따라 유달리 누군가에게 매달려 내 소원을 들어달라고 ..

간절하게 기도하고 싶은..그런 마음이  일렁이고 있다.'

'나같은 계집애..이 세상 뭐하러 사나 몰라..'

위선자! 이기주의자!

아무도 진실로 마음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바보!

그러나 누군가에게 ..그 어떤 신성한 제단에..

나의 기도를 바치고 싶다.

 

엄마..아빠..

홍랑이의 티없이 맑고 순수하고 높은 사랑을 위해..

월이의 자각과 월이의 철부지 사랑과 월이의 맑은 표정을 위해..

주야..영아..태야..

착하고 사랑스런..너무 귀여운 내 동생들의 오늘과 그 다음 오늘을 위해..

벗님의 사랑..그 영원성을 위해..

떠오르는 친구들의 모습..그 미소와 그 사연들의 추억을 위해..

만남을 위해..

 

 

 

 

 

 

 

 

 

 

 

 

 

 

사랑..

 

너를 알기 위해..

 

너의 의지와 너의 인내와 너의 진실과

 

나에 대한 너의 사랑과 너에 대한 나의 애정과 신뢰와

 

슬퍼도 아름다울 이별을 위해..

 

그리고 다시 사랑하기 위해..

 

별처럼 사랑하기 위해..

 

그렇게 하여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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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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