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을 했다.
벼르고 미루다 오늘에서야 펌을 했다.
내가 시러하는 거..
쇼핑하는 거..미장원 가는 거..
보통의 여자들이 즐기는 일을
나는 엄청 귀찮아 하는 편이다.
머리 펌을 한 번 하면..
펌이 다 풀려 거의 생머리가 될 즈음이 되어서야..
마지못해 다시 펌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일 년에 한 두번 정도 펌을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완전한 생머리는 중년의 여자에겐..
쏭이표현처럼 애써 젊어보이려고 하는 발악같아..
살짝 웨이브 있는 머릴 선호하는 편이다.
늦은 오후시간 미장원에 앉아 펌을 하고 있는데..
후두둑..갑자기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
하필 내가 펌을 하는 날에 비가 내린다.
"언니, 비 내리는 날엔 펌이 잘 안나오지요?"
"아니예요. 열펌은 그런데 일반펌은 상관없어요."
하긴 나야 상관없다.
난 꼬불꼬불한 머리보다 풀린 듯한 자연스런 머릴 좋아하니..
펌이 잘 안나와도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일 것 같아..
아무 상관없다.
비가 내린다.
쏭이 우산 갖다줘야 하는데..
나도 지금 미장원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마침 쏭이의 전화가 온다.
"우산 어쩌니?"
다행히 일찍 퇴근한 내남자가
차로 학원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단다.
내남자에게 전화 걸어..나두 데리러 와달라 ..부탁한다.
다른 날 같으면 그냥 비맞고 가겠는데..
애써 한 퍼머머리..
비 맞고 다 풀려버리면 아까우니깐..
우리동네에 있는 소박한 미장원이다.
내 또래의 주인여자는 그리 싹싹한 편은 아니다.
말도 없고 무뚝뚝한 편이다.
그렇다고 머릴 아주 세련되게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저냥..무난한 편이다.
이곳에 이사오곤 늘 이 미장원만 고집했으니..
4년 단골이라면 단골인 셈이다.
그동안 머리가 맘에 든 것은 두어 번 정도..
어떤 날엔 집에 와서 내가 다시 내 머릴 다듬곤 한다.
맘에 안들어서..
오늘도 앞머리가 맘에 안들어..
집에 와서 내가 살짝 다시 다듬었다.
그래도 이 미장원을 굳이 다니는 것은..
그래도 세 번에 한 번 꼴로 맘에 들게 머릴 해준다는 것과..
가격이 참 착하다는 것..
그리고 늘 지나다니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귀차니스트인 내가 굳이 머릴 하기 위해
시내까지 나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때문이다.
- 벗 님 -
♬~~ 럼블피쉬의 비와 당신
분위기는 좋으셨겠습니다..ㅎㅎ
펌도 아주 잘 어울리시네요...
저는 나풀거리는 긴 머리가 좋아서 내여자에게
머리좀 기르면 좋겠다...했더니...
머리 긴 여자에게 꽂혔냐고...핀잔을 주더라고요..ㅎㅎ
실은 결혼전엔 내여자의 긴생머리가 너무좋았거던요..
살면서 ....
운동을 좋아하는 내여자의 머리가 짧아지고...
그래도 이쁘다고 하니...더 짧아지고...ㅋㅋ
이젠 저도 나이가 들어서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봅니다..
진실도 말을 할 용기도 생기고...ㅋㅋ
비가 오면 무조건 좋아요.
펌이야 풀리든 말든..그리 중요친 않지요.
후훗~
내남자랑 반대네요.
내남잔 젊은 시절부터..
짧은 숏컷에 딱 붙은 옷에 미니스커트..
그걸 나보구 입어라..입어봐라..그랬답니다.
세련된 도회적인 스타일을 좋아했던가 봐요.
완전 나랑 반대스타일인데..
왜 나를 사랑하는지 모르겠어요.
그건 무슨 심리일까요?ㅎ~
친정엄마께서 긴머릴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어려서 부터 항상 긴머릴 하고 다녔지요.
물론 여학교때는 단발머리엿지만요.
그후 쭉~~긴머릴 고수하고 있어요.
후훗~
나이들수록 남자들 간이 콩알만 해져가던데..
필님은 간 큰 남자..시군요.ㅎ~
ㅎㅎ.. 아직 젊으시고 예쁘니.. 마음껏 하셔야 합니다.
나이 들면 자연히.. 해도 이쁘지 않으니 그렇고..
귀찮으니 그렇고..
바깥 활동을 잘 하지 않으니.. 그렇고 해서
하지 않게 되더군요~
감사합니다... 벗님님~ ^^*
이노래는 제가 좋아함을 강요받은 곡이네요. 몇 안되는 저의 열렬한 팬에게서..
이젠 비오는날 흥얼거리기도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