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엔 빗소리 바람소리 요란한 휴일의 저녁..
간만에 우리 네 식구 다 함께 거실에 모여 <진짜사나이>를 시청한다.
정말 간만에..
달랑 네 식구..
이렇게 거실에 함께 모여 도란도란하기도 힘이 든 작금의 현실..
순수청년 헨리의 엉뚱함에 배꼽을 잡고 꺄르르~넘어가는 중,,
갑자기 베란다창을 통해 연한 오렌지빛이 거실로 환하게 들어온다.
하늘이 온통 아주 연한 오렌지빛깔로 물들어 있다.
후다닥..베란다로 뛰쳐나가 하늘을 쳐다본다.
와아~ 무지개다~ 무지개~~
내가 호들갑을 떤다.
♥
우리 집 베란다에서 바라본 무지개..
"어머? 쌍무지개야..쌍무지개.."
"어디? 어디?"
"정말..쌍무지개네.."
나의 호들갑에 내남자도 딸들도 베란다로 뛰쳐나와..
하늘의 무지개를 담느라 정신이 없다.
나는 얼른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좀 더 온전한 무지개를 보고 싶어 허둥지둥 뛰쳐나왔다.
밖은 여전히 비 쏟아붓듯 내리고 바람 세차게 불고 있는데..
하늘엔 무지개가 찬란하다.
저토록 크고 둥글고 찬란한 무지개를 일찍이 본 적이 있었던가?
한 손엔 우산을 받쳐들고 한 손으로 무지개를 마구마구 찍는다.
정신없이 무지개를 담으며 뒷걸음 치다 꽈당~~
엉덩방아를 찧고 그 풀에 내 빨간 우산은
바람에 휘익 날아가 도로 위를 나뒹군다.
지금 우산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폰이 비에 젖는 게 문제가 아니다.
나는 하늘을 쳐다보며 뒷걸음질 치며..
무지개를 조금이라도 더 담는 데에만 온정신이 팔려있다.
무지개-
워즈워드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누나 나 어렸을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에도 그렇고 늙어서도 그러기를 바라노니 그렇지 않다면 죽음이나 다름없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내 생의 하루하루가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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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가 꿈결처럼 사라질까..
꿈을 쫓는 아이처럼 하늘의 무지개를 쫓아..
무지개 반원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히 보이는 곳을 찾아..
동네 길목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정신없이 무지개를 담는다.
세차게 퍼붓는 비와 바람을 오롯이 맞으며..
10여분? 20여분?
아주 찰라같은 시간이 흐르고..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무지개가
점점 옅어지고 흩어지고 사라져 가는 광경을 홀린 듯 바라본다.
살아..
저런 황홀한 광경 또 만나질까..
- 벗 님 -
거긴 쌍무지개까지 떳네요.
좁은 하늘아래
지역차별이 크군요...
조심하세요 ...꼬리뼈 다치면 마니 아픈데...
감탄입니다. 어떵케 도심의 하늘에--. 雙 이라는 말은 은 언제나 경계를 의미합니다.
조화일때는 한없는 아름다움, 다툼일때는 끝없는 증오. 우리의 삶을 늘-雙 이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입니다. 벗님같은 천사들의 집에도 늘 나의 탐욕에의한 망상으로 나도 모르는
방황이 생기게 마련이구요. 참으로 성스러운 징조입니다. 아마도 어머니 모시고 효도관광
하신 선물일것입니다. 늘 마음속 간수하시어 어려울때 마음 달램으로 활용하세요. 이늙은
오빠도 오랫만에 쌍무지개 감상하였읍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멋있는 우리 벗님!!
덕분에 아름다운 쌍무지개 잘 보았습니다.
가슴에 늘 무지개를 담고 꿈꾸듯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이런거 보면 참 순진 무구하다는~~~
열여덟 소녀감성 그대로인듯~~~
분명 앞산에 걸쳐있었는데!!
앞산 올라가면 저멀리 도망만가는 무지개님이 참신비로웠답니다.
옛생각 떠올려주시어 감사해요~~
벗님 오늘도 까꿍해요.ㅎㅎㅎ
시골에서 보고 이곳에선 아직 한번도 본적이 없네요~
내 어릴적엔 척~~하니 자주 무지개가 걸려있곤하더니..
그때보곤 벗님방에서 첨음으로 보는듯해요...
생각해보니..참..무지개를 보는것도 이리 오랜만이니...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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