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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는 이야기

언니, 비빔국수 먹으러 와요

by 벗 님 2014. 7. 23.

 

 

 

 

 

사정이 있어 한 달여 쉬고있는 미옥씨에게서 문자가 왔다.

 

" 언니, 비빔국수 해 놓을테니 운동 끝나고 올래요?"

 

현숙언니 인아씨 나..

 

과일을 사들고 미옥씨네로 간다.

 

 

 

 

 

 

 

 

 

♬~~

 

Smile Again from 'Yesterday

 

 

 

 

 

 

 

 

 

 

 

 

 

 

결혼 4년차의 신혼인데다 아직 아기가 없어서인지..

집이 참 깔끔하다. 카페 분위기도 나고..

결혼할 때 시댁에서 4층짜리 단독빌라를 사주셨단다.

우리가 무척 부러워하면..

속사정 알고 나면 하나도 부러울 것도 없다고..

 

마흔 여섯의 늦은 나이에..

아기갖기를 소원하며 여전히 노력 중이지만..

 

그 과정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이 드는가 보았다.

수척해지고 근심어린 얼굴..

아기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글썽인다.

 

 

 

 

 

 

 

 

 

 

 

 

 

 

 

늘 구피얘기를 하더니 어항 속에 구피가 바글바글..

밖에서 돌아오면 유일하게 반겨주는 구피랑 얘기 나누고 놀고..

그런단다.

그 말이 또 애처럽다.

 

나더러 구피 분양 좀 해가라 그러는데..솔직히 자신이 없다.

아이들 어릴 적엔 작은 어항에 금붕어도 기르고..

사슴벌레인가? 장수하늘소인가? 그것도 기르고..

길가의 병아리도 사서 베란다에서 기르고..

누에벌레 길러서 누에고치도 만들어도 보고..

햄스터도 키우고..

그땐 아이들을 위해서 교욱적으로 정서적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 시프면 ..

무어든 하려고 했었는데..

 

이젠 그럴 마음이 없다.

귀찮다는 생각마저 들고..

 

 

 

 

 

 

 

 

 

 

 

 

 

 

 

우리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비빔국수 재료를 다 만들어 두었다.

어제부터 청소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단다.

우리가 무슨 손님이라고..

 

지금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돌 정도로..

미옥씨표 비빔국수는 참 맛깔졌다.

 

 

 

 

 

 

 

 

 

 

 

 

 

 

 

 

 

 

 

 

 

 

 

 

우리가 사간 천도복숭아는 조금 시큼했지만..

자두는 새콤달콤..

 

무슨 얘기를 나누었더라..?

그저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

현숙언니는 또 눈치 없이 아들자랑에 여념이 없고..

나는 마음이 허공에 붕 떠 있어..

현숙언니의 이야기가 하나도 안 들어온다.

 

 

몸조리 중이라며 굳이 우리를 부른 이유는..그래도..

마음의 위안..위로를 받고 시픈 맘이였을텐데..

 

 

언제 함 불러내어 맛난 거도 사주고..

우리 둘이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그 북카페에 가서..

푹신한 쇼파에 몸을 묻고 찬찬..

그녀의 속이야기도 들어주어야겠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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