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눔/살림 이야기

휴일의 하루

by 벗 님 2014. 7. 9.

 

 

 

 

 

김치 담글 때가 되었다.

불량주부인 나에게 김치 담그는 일이 가장 큰 일이다.

1박 2일은 투자를 해야 한다.

 

휴일의 하루..날 잡아 김치를 담그기로 한다.

마늘 까는 일은 항상 내남자의 몫이다.

 

어차피 일을 벌인 김에..

미뤄왔던 양파피클이랑  마늘장아찌 담그기도 ..

이참에 후다닥 해치우기로 한다.

 

 

 

 

 

 

양 파 피클

 

 

 

 

 

 

 

 

 

 

 

 

엄마네 텃밭에서 수확한 울엄마표 자색양파..

엄마네 텃밭엔 해마다 자색양파가 참 잘 된다.

엄마가 주신 양파 중에 자색양파만 골라 피클을 담는다.

자색양파가 아삭아삭 식감도 좋고..

무엇보다 빛깔이 환상이다.

 

양파 하나만 까도 눈물이 줄줄~~줄~

양파까기도 내남자의 몫..

 

 

 

 

 

마늘장아찌

 

 

 

 

 

 

 

 

 

 

 

작년에 어머님이 담궈주신 마늘장아찌물..

그 장아찌물을 다시 끓여 고대로 보관해 두었다.

식초나 설탕 간장등을 살짝 더 가미해서..

씨간장 사용하듯이 나는 피클이나 장아찌물을 버리지 않고 ..

다시 재사용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간장물이 너무 찐하다.

맛이 어떨지 모르겠다.

 

마늘은 통째로 담가도 되는데 먹을 때마다 불편하다고..

기어이 마늘 한 알 한 알 다 까는 내남자..

하는 수없이 나도 옆에서 마늘 까는 일을 도운다.

2시간은 족히 깠나 보다.

지금 내 손가락 마디마디는 쓰리고 얼얼하다.

물집도 잡혔고..

 

 

 

 

 

 

 

 

 

 

 

 

 

 

 

 

 

 

 

 

간만에 알타리김치를 담그니 쏭이가 좋아라 한다.

알타리김치는 손질할 때 조금 번거롭다.

하나하나 다 다듬고 손질해야 하니..

그래도 알타리 김치는 대충 담궈도 익기만 하면 맛나다.

 

 

시집와서 20여 년..

그동안 내 손으로 직접 김치를 담가 먹어왔는데..

어찌 그 세월 동안에 솜씨는 하나도 늘지를 않았는지..

김치맛은 매번 다르다.

어느 때는 짜고..어느 땐 싱겁고..어느 때는 물컹거리고..

가뭄에 콩나듯이 어쩌다 맛있게 담가진 적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배추김치도 그렇고 알타리김치도 그렇고..

맛에 있어 자신이 없다.

잘 하면 맛날 수도 있고 이번에도 짜거나 싱거울 수도 있다.

나는 그냥 김치의 운명에 맡긴다.

 

 

 

쏭이 말에 의하면..

"엄마, 음식은 정성이야. 엄만 정성이 부족해서 그런 거야."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김치 담글 때마다 나는 마지못해서..

담글 때가 되었으니..에휴~이걸 또 담가야 하나..

귀찮은 맘부터 앞서니..

그런 맘으로 담근 김치가 맛날 리가 없는 건 당연지사다.

 

 

내가 입버릇처럼 스스로를 불량주부라고 칭하는 건..

절대 겸손한 마음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튼 1박 2일..

주말 동안에 쏭이 시험공부하는 옆에서 하루종일 김치를 담갔다.

어쨌거나 저리 김치를 담가놓고 나니..마음이 푸근하다.

 

 

 

 

 

 

 

 

 

 

 

 

 

♬~ 사랑을 위하여-김종환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

 

 

 

 

- 벗 님 -

 

 

'♥나눔 > 살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생애 가장 맛난 김장  (0) 2014.12.17
휴일 동안   (0) 2014.10.13
매실청을 담그다  (0) 2014.06.19
김장하던 날  (0) 2013.12.02
효소 담그기  (0) 2013.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