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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석남사로 하산하는 길

by 벗 님 2014. 6. 14.

 

 

 

 

 

 

석남사로 하산하는 길목에서 만난 소나무 한 그루..

 

엄마도 나도 감탄을 한다.

어찌 저리 크고 우람할까?

 

엄마는 저 소나무에게 무언가를 소원하시고..

나는 왠지 좋은 정기가 나올 것만 같아..

두 팔을 한껏 벌려 한참을 소나무 품에 안겨있었다.

 

 

 

 

 

 

 

 

 

 

 

 

 

 

 

 

 

 

 

 

 

 

 

 

 

 

 

 

 

 

 

 

 

 

먼 산(김용택 詩 )-범능스님

 

그대에게 나는 지금 먼산이요.

꽃이 피고 잎 피는 그런 산이 아니라

산국 피고 단풍 물든 그런 산이 아니라

그냥 먼산이요.

 

꽃이 피는지 단풍 지는지 당신은 잘 모르는

그냥 나는 그대 향한 그리운 먼산이요.

 

 

 

 

 

 

 

 

 

 

 

 

 

 

 

 

 

 

 

 

 

 

 

 

 

 

 

 

 

 

 

 

 

석남사 계곡에서 엄마랑 족욕을 한다.

더운 날이래도 계곡물은 온몸이 찌릿할 정도로 차다.

우리가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계곡으로 모여든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들..

물을 보며 신나 하는 아이들..

 

나에게도 저런 시절 있었고 그리 먼 날도 아닌 듯한데..

언제 세월 이리 흘렀나 시픈 맘이 든다.

 

 

 

 

 

 

 

 

 

 

 

 

 

 

 

 

계곡 옆 너른 텃밭에 비구스님 두 분이 밭일을 하고 계신다.

"엄마, 저거 양배추 아냐?"

일을 하시던 스님이 고개 들어 양배추가 아니고 브로콜리라고 가르쳐 주신다.

 

너른 텃밭엔 잡풀 하나 없이 정갈하다.

가지런히 정돈된 텃밭.. 심어진 채소들은 푸릇푸릇 싱싱하다.

밭을 일군 스님들의 가득한 정성과 세심한 손길이 금세 느껴진다.

 

 

 

 

 

 

 

 

 

 

 

 

 

 

 

 

 

 

 

 

 

 

 

 

 

아침 8시에 올라 오후 4시경에 하산했으니..

8시간의 산행을 한 셈이다.

엄마랑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느릿느릿 유유자적한 산행..

 

 

맑고 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사르르~~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

길고 힘들었던 산행의 목적이 마치 이 족욕에라도 있는 양..

산행 후엔 이리 족욕을 해야만 비로소 산행이 완성된 느낌이다.

 

 

내남자에게 데리러 오라 연락한다.

마침 월이의 전화가 온다.

저녁 같이 먹고 엄마 모시고 대공원 장미축제에 가잔다.

 

 

 

 

 

 

 

 

 

 

- 벗 님 -